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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변곡점마다 빅딜로 폭풍성장…카카오, 시총 30조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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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창하는 빅테크 ②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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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게임, 모빌리티, 금융,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크고 작은 관련 기업을 끊임없이 인수하는 전략을 펼쳤다. 기존 기업의 기술과 인력을 흡수해 경쟁력을 키우고, 카카오가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보완하는 인수·합병(M&A) 우선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확장 속도가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성장세에 치중하면서 자칫 정보기술(IT) 업계의 창업 생태계를 교란하면 기존 대기업들이 받은 '문어발 확장' 비난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와 일상의 각 영역을 연결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에 주력한다. 단순히 이익이 될 만한 사업보다는 카카오톡 기반 콘텐츠, 전자상거래 서비스에서 결제·은행·증권으로 자연스럽게 흐름이 이어지도록 서비스를 추가해왔다.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의 성공 이후에는 종합 교통 서비스 플랫폼인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고도화하고 이를 카카오톡, 지도, 내비게이션 등과 연결하며 이용자가 어디서나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기술 혜택을 제공하고, 최근에는 카카오톡 운영으로 축적한 IT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고객에게 협업 솔루션과 클라우드 등을 제공하는 기업 간 거래(B2B) 영역으로 세를 넓히는 모양새다.

카카오 관계자는 "콘텐츠, 메신저, 검색, 인터넷은행, 모빌리티, 전자상거래, AI, 블록체인 등 이용자의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사업 확장 과정에서 '무한 인수' 전략을 택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근간인 카카오톡 성공 이후 공격적이고 과감한 M&A로 커온 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게임을 창업한 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세운 네이버와 합병해 NHN 성공 신화의 주역이 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를 창업한 뒤에도 사업의 변곡점마다 '빅딜'로 승부수를 띄웠다. 카카오는 2014년 포털 다음(기업가치 1조590억원)과 합병했으며, 2016년 국내 최대 음악 서비스 '멜론'을 운영해온 로엔엔터테인먼트(1조8700억원)를 인수하며 국내 인터넷 업계 최대 M&A 기록을 갈아치웠다. 카카오는 업계에서는 두 번의 대규모 빅딜로 콘텐츠·기술·인력을 단숨에 확보해 연 매출이 3조원을 넘는 회사로 성장할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 출시된 2010년 연 매출 34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가 노린 인수 대상이 큰 기업만 있는 건 아니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곳이라면 적극 인수를 모색했다. 2017년 5곳, 2018년 16곳, 2019년 15곳(공정거래위원회 기준) 등 36곳이나 된다. 이처럼 공격적인 인수 작업의 결과로 카카오 계열사는 매년 증가했다. 올해 5월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97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에는 45개였다.

기업집단 카카오 계열사를 살펴보면 게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산하에 9개, 웹툰·웹소설·동영상을 담당하는 카카오페이지 산하에 6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카카오M 산하에 20개가 포진해 있다. 각각 게임 개발사, 디지털 출판사, 배우 매니지먼트사 등을 인수해온 결과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택시회사를 연이어 사들이며 산하에 14개를 두고 있다.

카카오의 우산에 편입되면 기존 기업도 새로운 가치를 얻는 효과가 있다. 카카오는 일반 택시회사를 인수해 스마트모빌리티 회사로 만들거나, 전통 출판사를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로 만들었다. 미용실 경영 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를 모바일 헤어숍 예약 서비스 업체로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거대 플랫폼의 위력이 막강한 만큼 카카오와 경쟁하게 된 기업들은 생존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 적잖은 신생·중견기업이 카카오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못마땅해 하는 이유다. 반면 이 같은 성장 방식 덕분에 신생 기업 중 카카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업들도 있다. M&A에 인색하고, 인력·기술 탈취 논란에 휩싸여온 기존 대기업과 달리 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IT 업계는 거대 플랫폼의 본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도 과감한 투자와 M&A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공개된 기업 결합을 추산한 결과, 회사 창립 이후 올해 3월까지 구글은 약 240개, 아마존은 약 86개, 페이스북은 약 83개, 애플은 약 110개 기업을 M&A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9일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8.38%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7위(약 31조2129억원)에 올랐다.

갤럭시·애니팡…카카오톡 키운 결정적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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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다양한 생활 영역으로 서비스를 급속히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 덕분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붙이기만 하면 사실상 전 국민 대상으로 이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현재 하루에 주고받는 메시지만 110억건, 이용자의 일평균 사용 시간은 41분에 달하는 국내 최대 메신저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이용자는 4519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인구가 5178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영·유아를 제외한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8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6세 이상 국내 메신저 이용자 중 99.2%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안팎에서는 카카오톡 초기 급성장에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확산과 국민게임 애니팡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톡은 첫선을 보인 2010년 3월 애플 아이폰용인 iOS 버전으로 먼저 출시됐다. 그러나 당시 아이폰만으로는 국내 스마트폰 확산이 빠르지 않아 카카오톡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같은 해 4월 말 삼성전자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 '갤럭시A'를 출시하고, 이어 8월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됐다. 당시 소비자에게서 "카카오톡 지원이 되느냐"는 문의가 많았고, 삼성전자는 제품 출시 때마다 '카카오톡이 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각 대리점에서도 스마트폰 개통 시 무료 메시지를 이용할 수 있다며 카카오톡을 직접 깔아주기도 했다. 당시에는 현재처럼 앱을 설치하는 일이 일상이 되지도 않았고,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가 크지도 않았다. 이 같은 주변 여건에 힘입어 카카오톡은 출시 1년 만인 2011년 3월 다운로드 1000만건을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카카오톡을 게임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든 건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친구와 일종의 게임머니 역할을 하는 '하트'를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면서 사용자 증가와 '록인(Lock-in)' 효과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카카오톡을 이용하지 않던 사람까지 게임을 하려고 카카오톡을 내려받는 현상이 벌어졌다. 애니팡은 2012년 8월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올라간 지 15일 만에 하루 평균 방문자만 100만명에 설치 이용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는 2012년 4000만명으로 늘어났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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