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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내년 최저임금 '9.8% vs -1.0%'…파행 치닫는 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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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 '삭감안' 유지에 勞 회의장 박차…심의 파행

공익위원 입장 발표 예정…노사 합의 설득할 듯

뉴스1

이동호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등 한국노총 소속 위원들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6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측이 제시한 -1% 삭감안에 대해 한국노총 측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2020.7.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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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혜지 기자 = 9일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노동계는 9430원(9.8% 인상)을, 경영계는 8500원(1.0% 삭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각각 90원 삭감, 840원 인상된 금액이다. 노사 간 격차는 930원이다.

노동계는 경영계의 삭감안 고수에 반발하며 모두 회의실을 박차고 나왔다. 최저임금 심의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올해도 심의가 파행을 겪는 양상이다.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지난 1일 제출한 내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을 이같이 바꿔 제출했다.

당초 노동계와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1만원(16.4% 인상)과 8410원(2.1% 삭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근로자위원 4명만 남아 1차 수정안 제출을 위한 논의를 지속했으나, 이들마저 경영계의 삭감안을 확인한 이후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들은 '경영계의 삭감안 제출이 뻔한 상태에서 더는 있을 의미가 없다'며 퇴장한 상태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수정안 관련 논의를 거쳤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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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과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과 권순원 공익위원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다. 2020.7.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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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은 긴급 입장발표를 통해 경영계의 삭감안 철회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더 이상 최저임금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 아래 퇴장했다"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민의 눈높이를 감안해 9.8%(9430원)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성과 상식을 가지고 합리적인 판단 아래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격을 깎아내렸다"면서 "최저임금 삭감은 노사 모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행위다. 삭감안을 철회하고 다시 수정안을 내놓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차기 회의에서도 경영계가 삭감안을 내세울 경우, 노동계는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사용자위원들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마이너스를 주장하는 것은 사측의 횡포"라면서 "국민을 우롱하고 최저임금 언저리에 놓인 비정규 노동자에게 절망을 주는 안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노사 중 한 쪽이 완전히 불참한 상태로는 최저임금 의결이 불가능한 구조다. 단, 노사 위원이 2회 이상 출석 요구를 받고도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 전체 위원의 과반 참석 요건만 갖추면 의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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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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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 근로자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반쪽짜리'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노동계 설득은 여전히 중요하다.

공익위원들은 노동계 퇴장으로 인해 정회한 회의를 오후 9시 속개하고, 입장문을 내기로 했다.

최저임금위 최저임금 결정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최종 확정고시일(8월5일) 2~3주 전까지는 합의를 도출해야 법적 효력을 갖는다.

이에 박준식 위원장은 오는 13일을 1차적인 합의 기한으로 정했으나, 노동계의 거센 반발로 인해 기한 충족 여부는 '시계 제로' 상태에 접어들었다.

다음 전원회의는 13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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