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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중국폰 미움받는 사이, LG폰 인도서 판매 10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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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인도서 저가폰 승부수

20만~30만원대 K시리즈 3종 출시

파나마·페루 등 6개국 맞춤 공략

인도선 작년부터 ‘특화’ 마케팅

중국산 불매운동으로 반사이익

중앙일보

LG전자가 지난달 브라질에서 연 K시리즈 출시 온라인 공개행사.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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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실속형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앞세워 남미와 인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프리미엄보다 실속형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데다, 인도에서 반중 정서가 확산하면서 중국산 저가폰 판매가 줄어드는 점을 파고드는 것이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달부터 파나마·페루·코스타리카 등 6개국에 실속형 스마트폰인 K61·K51S·K41S 등 세 가지 제품을 출시한다. K시리즈는 200~300달러(24만~35만원) 정도의 가격대로 출시되는 저가 라인이다. 이 시리즈는 국내에선 Q·X 시리즈로 이름을 바꾸어 나온다. 지난 5월 멕시코·브라질·한국(모델명 Q61)에 먼저 출시된 바 있다.

현재까지 K시리즈가 출시된 국가는 15개국에 이르는데, LG전자는 3분기에 출시 국가를 대거 확대할 계획이다. K시리즈는 저가형임에도 준수한 스펙을 자랑한다. 쿼드 카메라, 6.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 대용량 배터리 등을 탑재해 기본에 충실하다는 평가다. 또 미국 국방성 군사표준규격인 ‘밀리터리 스펙’을 통과, 내구성도 강화됐다. 이 표준은 군 작전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내구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온도·습도·진동·충격·열충격 등의 테스트다.

LG 스마트폰은 북미와 중남미 시장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미 지역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9%로, 애플과 삼성에 이어 3위다. 남미 시장은 5위(4%)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에서 빅3 구도로, 남미에서도 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실속형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LG는 최근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현지 언론은 “LG전자의 최근 두 달간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이전과 비교해 10배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인도와 중국의 영토분쟁으로 인도 내 중국산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얻은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인도 특화, 인도 먼저(India specific and India first)’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인도 전용 모델 W시리즈를 출시한 것도 시기가 맞아떨어졌다.

다만 LG전자가 인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가 30%로 1위, 그다음이 비보(17%)·삼성전자(16%)·리얼미(14%)·오포(12%) 순이였다. 5위 안에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업체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이 70%가 넘는다. 하지만 반중 정서가 계속 거세지고 있어 중국업체의 점유율이 상당 부분 줄어들고, 삼성과 LG로 넘어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의 아킬레스건이다. 20분기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스마트폰에서 전기를 마련하면 회사 전체의 실적이 크게 반등할 수 있다. 저가형 라인업 확대는 그 승부수 중 하나다. LG전자가 중남미와 인도 등 3세계에서의 선전을 의미 있게 보는 이유다.

지난달 최고급 기종으로 출시한 LG벨벳(출고가 99만9800원) 역시 150만원을 훌쩍 넘는 삼성이나 애플의 플래그십보다 사양과 가격을 낮췄다. LG전자는 LG벨벳을 제외한 나머지 저가형 제품을 확대하면서 외주생산(ODM)도 늘릴 계획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ODM 비중은 2019년 30%에서 올해 70%까지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부터 원가구조 개선으로 점차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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