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북미정상회담 물건너가나...美 대선전 가능성없지 않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 대북 반전카드 제시 가능성 있어

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ㅣ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뉴시스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북미 정상 회담의 연내 개최가 물건너갔나.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또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연내 개최 가능성을 일축시킨 것이 사실이지만 곰곰히 따져보면 그 가능성을 완전 배제시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김 제1부부장은 10일 담화에서 "조미(북미)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물론 김 제1부부장은 "어디까지나 내(김 제1부부장) 개인의 생각"이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어쨌든 북한에서 김위원장 다음에 서있는 2인자다. 그런 그가 특히 미국을 향해 날린 담화가 그랬다. 무게감을 안 느낄 수 없는 이유다.

담화에서 김 제1부부장은 연내 담화를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런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고 말해 아주 많은 북미관계개선의 여지를 남겨놨다. 보기에 따라선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강력하게 하고 싶다는 의지를 또다르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놓은 시점도 안따져 볼 수가 없다. 이날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방일, 일본 외무성 차관과 북핵회담을 하기로 돼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연이어서 북미 정상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왔던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보기에 따라선 미국이 북한에게 대화구걸을 한 모양새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은 11월3일 대선전에 3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길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도 미측과 입장이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경제제재로 인한 북한 경제의 위기는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북한이다. 이를 극복할려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제재를 풀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면서 김 제1부부장은 "연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무익하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하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뒤 다시 시치미를 떼는 듯한 발언이다. 이같은 의미는 "그런 회담으로 그나마 유지되여오던 수뇌들 사이의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그가 말한 대목에서 확연히 읽어낼 수 있다.

북한이 현 상황에서 북미관계를 송두리째 뿌리칠 수 없는 입장을 내비친 대목으로 풀이된다. 그렇더라도 올해안으로의 정상회담 가능성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한 김 제1부부장의 말뜻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김 제1부부장은 지난 6월4일 담화에서도 대남 도발과 관련, 북한군 총참모부를 앞세워 강공 드라이브를 지시했지만 대내외 여건이 북한쪽으로 불리해지자, 김 위원장이 갑자기 나와 대남 군사계획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은 이랬던 것처럼 이날도 김 제1부부장은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조미수뇌회담이 불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뒤 "최소한 우리에게는 (북미정상회담이)무익하다"고 했다. 북한의 전략이 읽히고 있는 대목이다. 대화성사여부의 책임을 순전히 미측에 돌려 놓은뒤 미국의 태도를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시말해 미국에 대해 북한의 운신의 폭을 넓혀놓으면서 미국이 태도변화를 크게 보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락 지지세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 새 대북카드를 뽑아 들며 반전을 꾀할 지를 두고 볼 일이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