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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 비앱 파트너 프로그램 종료…‘카카오 버프’ 없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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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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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이 클레이튼 기반 비앱(BApp,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들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했던 '서비스 파트너'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퍼블릭 블록체인으로서의 행보를 강화한다. 다만 노드(네트워크 참여자)는 클레이튼과의 협의를 통해서만 합류할 수 있게 하는 기존 '거버넌스 카운슬(Governance Council)' 방식을 유지한다.

◆클레이튼 파트너사들이 누려온 '카카오 버프' 사라진다…'퍼블릭화' 시동

10일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에 따르면 클레이튼은 비앱 확보를 목표로 시행해온 서비스 파트너 프로그램을 끝내기로 했다. 대신 누구나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비앱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및 비용 면에서 비앱 프로젝트들을 지원한다.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의 수수료를 1년 간 전액 대납하며 개발 툴 등도 제공한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서비스 파트너 프로그램의 원래 이름은 '이니셜(Initial, 처음의) 서비스 파트너'로, 클레이튼 출시 초반에만 운영하려고 한 것'이라며 파트너 프로그램 종료 이유를 밝혔다. 이어 '클레이튼은 퍼블릭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체결하지 않은 프로젝트들도 이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앱을 개발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클레이튼이 받아온 '진정한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니'라는 비판은 줄어들 전망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이란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말한다. 사실 그라운드X도 처음부터 클레이튼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개발했다. 기술적인 코드도 모두 오픈소스로 공개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앱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출시 초반 클레이튼의 대외적 이미지는 진정한 퍼블릭 블록체인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앱을 개발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또 해당 프로젝트들을 '서비스 파트너'라고 부르며 4차례에 걸쳐 파트너를 공개했다. 누구나 비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열어두기보다 직접 비앱을 유치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블록체인의 근본 정신인 '탈중앙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클레이튼의 전략 덕분에 파트너로 발표된 프로젝트들의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클레이튼 파트너들이 카카오의 선택을 받은 것처럼 평가받은 것이다. 1차 파트너로 공개됐던 코스모코인(COSM), 휴먼스케이프(HUM) 등은 파트너 발표 이후 며칠 간 뚜렷한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한동안 클레이튼 파트너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호재처럼 여겨졌다.

파트너 프로그램 종료로 이런 '클레이튼 효과'도 사라질 전망이다. 단순히 클레이튼 기반 앱이라는 이유로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거나 유망 프로젝트가 되는 일은 없어지고, 앱의 기술력과 서비스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클레이튼 기반 비앱 개발의 진입장벽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드는 여전히 파트너십으로…'탄탄한 기업들로 시스템 안정화'

다만 서비스 파트너 프로그램과는 달리, 클레이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노드로 참여하는 '거버넌스 카운슬' 정책은 유지된다. 노드란 블록체인 상에서 네트워크 유지에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 참여자들을 말한다. 누구든 노드로 합류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퍼블릭 블록체인의 주요 특징이지만, 클레이튼은 앞으로도 노드만큼은 개발사와의 협의 하에 합류하게끔 할 계획이다.

이는 탄탄한 기업들만을 노드로 확보함으로써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최대한 안정화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클레이튼은 노드 집단인 거버넌스 카운슬을 꾸리고 IT, 금융, 게임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위주로 카운슬 구성원을 확보했다. LG전자, SK네트웍스, GS홈쇼핑, 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기업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필리핀 대표은행인 유니온뱅크 등이 거버넌스 카운슬에 참여하고 있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퍼블릭 블록체인이지만 안정적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하기 위해 안정적인 기업으로 거버넌스 카운슬을 꾸리는 현재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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