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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싱가포르, 코로나19 속 동남아 첫 총선... 55년째 여당 집권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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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방지 위해 '언택트' 투표 도입
40~50대 4세대 정계 전면 부상할 듯


한국일보

할리마 야콥(왼쪽) 싱가포르 대통령이 10일 마스크와 비닐 장갑을 착용하고 총선 투표를 하고 있다. 싱가포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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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10일 첫 전국단위 선거인 총선을 강행했다. 이번에도 1965년 독립 이후 집권을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인민행동당(PAP)의 압승이 예상된다. 향후 싱가포르 정계를 이끌어 갈 ‘4세대 정치인’들이 얼마나 국회에 입성할 지가 그나마 주목된다.

채널뉴스아시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ㆍ비접촉을 원칙으로 하는 이른바 ‘언택트’ 투표에 많은 신경을 썼다. 투표소를 기존 880곳에서 1,100곳으로 늘렸고, 투표소 혼잡 현황을 웹사이트로 실시간 중계해 유권자 분산을 유도했다. 자택 격리 중인 코로로나19 의심 환자들도 투표 막바지인 오후 7시부터 일괄적으로 이동토록 강제했다. 또 해외에서 입국해 14일 동안 격리 중인 인원들을 상대로는 방문 투표를 진행했다.

선거 절차는 이전과 확실히 달랐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선 이번 총선도 여당인 PAP의 압도적 승리를 내다보고 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제 침체가 가속화했지만, 대다수 싱가포르 유권자들은 변화보다 안정적 방역 대책을 위해 현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PAP는 직전 총선인 2015년에도 89개 의석 중 83개를 석권할 만큼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야당인 전진싱가포르당(PSP)에 입당한 국부(國父)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 리센양 등은 “여당에 3분의2 이상 의석을 몰아주지 않아야만 싱가포르가 변할 수 있다”며 여당 견제론을 꾸준히 호소해왔다.

유일한 관전 포인트는 4세대 신진 인사들이 싱가포르 정계 전면에 부상할지 여부다. 가능성은 높다. 지난달 정계은퇴를 선언한 고촉동(吳作棟) 전 총리는 현 총리인 리셴룽 등 3세대 정치인들을 대거 발탁했고, 3세대는 헹스위킷 부총리를 포함한 4세대 정치인을 육성했다. 40~50대가 주류인 4세대는 PAP 소속으로 이번 총선에 대거 입후보한 상황이다. 리 총리는 앞서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4세대에게 정권을 넘겨 줄 각오가 이미 섰다”며 세대 교체를 기정사실화했다.

싱가포르는 전날 기준 총 4만5,423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 확산세는 여전히 거세나 사망자는 26명에 불과해 현지 여론은 정부 대응에 비교적 우호적인 편이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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