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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싸이월드 서버 상당부분 훼손"…제2사태 막는 '추억보호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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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심각해 복구 1~2달 소요…기존 직원 퇴사해 어려움"

데이터 보관하는 KT도 "서버 접근·조치할 법적 권리 없어"

뉴스1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싸이월드 추억 보호 긴급 간담회'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은아 의원실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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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경영난에 시달리다 폐업 기로에 선 싸이월드 이용자 데이터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미 서버 상당부분이 훼손돼 사실상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에선 이른바 '제2의 싸이월드 사태'를 막자는 '싸이월드 추억 보호법'이 발의된다.

허은아 미래통합당 의원은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싸이월드 추억 보호 긴급 간담회'를 열고 관련 정부부처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마재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지원과 과장은 "싸이월드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서버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며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 30%가 작동 안 한다고 하는데, 일부 이용자는 로그인이 안 되고 로그인이 된다 하더라도 어떤 사진·동영상은 접근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또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잃어버린 사람을 위해 본인 확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싸이월드는 경영난에 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어렵다"고 했다.

마 과장은 "서버나 프로그램 오류가 심각해서 복구하는데 1~2달이 걸린다"며 "기존 DB를 잘 아는 직원이 작업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되겠지만, 지금은 (직원 전원이) 퇴사해서 남아있지 않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백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데이터를 보관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는 양성원 KT 사업협력담당 부장은 "IDC는 여러 상품이 있는데 계약 구조상 (싸이월드) 서버에 접근할 수 없고, 설령 접근한다 하더라도 아이디나 패스워드 없이 접근하거나 조치할 법적 권리가 당연히 없다"고 했다.

천지현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 과장은 이용자들의 싸이월드 아이디·로그인 비밀번호 유실 문제를 들며 "현행법상 인터넷 사업자가 주민등록번호로 개인식별 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디·비밀번호 찾기할 때 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하는데, 당시 사용한 메일이 지금은 운영 안 하거나 휴대전화 번호가 바뀐 경우 제도적으로 더이상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정부가 기업에 데이터 정보 보호 의무를 부여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마재욱 과장은 "개인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은 국내 뿐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해외 사이트에도 많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행정권 집행에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자칫 국내 사업자들에게만 의무를 지우는 우려도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지난 5월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체납 무제로 사업자 등록이 말소된 사실이 알려지고 정상적 사이트 접속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싸이월드에 저장해둔 사진 등 자료를 영영 복구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허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법안 발의에 나설 예정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6조에 따라 과기정통부에 폐업 30일 전에만 고지하면 이용자의 데이터를 모두 폐기하도록 하는 현행법의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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