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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버틸래'식 부동산 대책... 전문가들 "다주택자들 이번에도 버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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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10 부동산 대책, 집값 잡기 효과 있을까
한국일보

홍남기(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진영(왼쪽)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발표를 위해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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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두고 시장에선 "새로운 방안이라기 보다 기존 정책의 강도를 더 높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핵심인 종합부동산세 인상만 봐도 '죽어 있던 종부세를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2018년 '9ㆍ13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정부가 수년 째 투기세력과 '맞불 작전'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매번 대책마다 더 센 칼로 "이래도 버틸래"식 압박을 하고 있지만, 정작 시장의 내성은 그만큼 더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최고 수준의 세율을 꺼내들었음에도 당장 시장에선 정책 '약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세금 폭격' 다주택자, 매물 쏟아낼까


10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시가 30억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올해 1,467만원인 종부세가 내년에는 3,787만원으로 2.5배 가량 뛴다. 3주택 이상이나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에 현행 0.6~3.2%인 종부세율이 내년 1.2%~6%로 인상되기 때문이다.

종부세 최고세율은 최초 도입된 2005년 3%에서 2018년까지 2%로 낮아졌다가, 2019년 이후 3.2%, 4.0%(12ㆍ16 대책, 미시행)에서 6.0%까지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정부는 여기에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취득세 부담까지 높여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다.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은영 도시연구원장은 "종부세 부담이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인 가구가 많아질텐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양도세 부담이 만만치 않은 탓에 쉽게 매도를 택하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다주택자 매물이 조금 나올 수도 있겠지만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로 쏟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집값을 내릴 만큼) 매물이 나오게 하고 싶었다면 양도세 기본세율 한시 유예 같은 매도 유인 장치를 뒀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매도 대신 증여 같은 우회로가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증여세 최고세율이 50%(과세표준 30억 초과)로 현행 3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보다 낮은 데다, 배우자 증여 재산공제 한도가 6억원(10년간 누계한도액)이라 증여를 택하는 경우도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정부는 증여 급증에 대비해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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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은 안정될까


세금 인상을 통한 부동산 대책은 근본적인 시장 안정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원칙적으로 세금은 부의 재분배 수단이지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공급을 늘릴 방안은 구체적인 게 없는 상황에서 팔 때와 보유할 때의 세금을 모두 늘렸으니 시장 왜곡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6ㆍ17 대책 이후 한 달도 안돼 나온 보완책인 만큼 급조한 구석이 많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임대사업자 혜택 폐지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정은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보유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 등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며 '소급 적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미 받은 혜택분을 토해내게 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이날 발표에선 제외됐다.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간 입장차가 커 막판 관련 내용이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처음에는 강력하게 소급 적용할 것처럼 하더니 결국 수년 간 혜택을 계속 주기로 한 셈"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여전히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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