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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제는 언택트 시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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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8명 "재택근무 필요"

저커버그 "10년 내 절반 원격근무"

마스터카드 전세계 지사 재택근무 확대

고용부 "재택근무, 일상적인 근무형태 중 하나로 안착될 필요성 있어"

아시아경제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재택근무 못할 이유 없다고 봅니다."


직장인 A(27)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 지속 여부에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가 새로운 노동의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굳이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A 씨는 "이미 금융 등 대다수의 업종에서는 재택근무로도 충분히 기존의 업무 효율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생산성을 확보했다고 본다"라며 "생산성이나 업무 능률에 큰 차이가 없다면 기업에서는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 또한 재택근무를 통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 집에서 편하게 근무를 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업무의 능률이 올랐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가운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에 대해 "삶의 질 높아져", "심리적 여유 생겨"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재택근무 확장에 동의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재택근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1일 전국 만 19세~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와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7%가 '재택근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재택근무에 만족하는 이유로는 △출퇴근 시간의 절약(78.3%)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증가 63.8% △시간의 효율적 이용(61.4%) △출근 복장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어서(54.3%) △교통비와 식사비 절감(53.8%) △상사나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어서(48.9%)가 꼽혔다. 특히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재택근무 경험자도 절반 이상(55.5%)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제는 직장생활 모습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다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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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재택근무제를 도입하고 정부에 관련 지원금을 신청한 중소·중견기업도 2천 곳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한 직후인 올해 2월 25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노동부에 '유연근무제 간접 노무비' 지원금을 신청한 기업은 4천789곳에 달했다.


유연근무제 간접 노무비 지원금은 재택근무, 시차 출퇴근, 원격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사업장에 대해 정부가 인건비의 일부를 지급하는 것으로, 중소·중견기업이 대상이다.


지원금 신청 사업장 가운데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사업장은 2천47곳이고 지원 대상 노동자는 2만14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의 기업들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당분간 원격 근무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당초 6월 말까지 유지하려고 했던 원격 근무제를 7월 둘째 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재확산됨에 따른 결정이다.


넥슨은 지난 2월 말부터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한 이후 4월 초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3일 출근·2일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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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이같은 조치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것이긴 하나 앞으로의 근무형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 나온다.


앞서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2022년까지 디지털 뉴딜에 13조 4000억 원 투자, 3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화·디지털경제 가속화 등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판 디지털 뉴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정책인 만큼 비대면 업무가 가능한 유연근무제 확산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이어가겠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는 지난 5월 "앞으로 5~10년 안에 4만5000명의 페이스북 임직원 중 절반이 원격근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달 "영원히 재택근무해도 좋다"라고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재택근무를 일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회사 마스터카드도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될 때까지 본사와 전 세계 지사 직원들의 재택근무 체제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구글은 오는 9월7일까지 사무실을 폐쇄하고, 연말까지 원격 근무 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역시 변화하는 경제사회구조에 발맞춰 재택근무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중소기업의 재택근무 확산을 위한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및 유사 재난·감염병 대응, 가족돌봄 등 일·생활균형 수요 등에 부응하기 위해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가 일상적인 근무형태 중 하나로 안착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디지털경제로의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에 부합하는 일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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