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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박원순 시장 빈소에 이틀째 조문행렬…침통함 속 "공은 공대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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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박 시장의 업적 또한 충분히 존중받고 추모할 가치 있다"

박 시장 아들 박주신씨, 이날 저녁 입국해 빈소 도착

뉴스1

김경수 경남지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7.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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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한재준 기자,한유주 기자 =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이틀째인 11일에도 여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빈소를 찾은 이들은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과 황망함을 표하면서 박 시장의 공과(功過)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시장의 빈소를 찾은 뒤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사실관계도 전혀 모른다"면서도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분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똑같은 이유로 박 시장이 평생을 바쳐서 이뤄왔던 시민운동, 인권운동, 그리고 지방정부의 혁신, 지방분권 확대와 공유경제, 환경도시 같은 새로운 아젠다를 만들어왔던 박 시장의 업적 또한 충분히 존중받고 추모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시장의 공과를 구분해야 하지만, 추모기간 중에는 '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빈소를 찾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 주에 (박 시장을) 만나 뵙기로 했는데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침통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을 나섰다.

조 의원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박 시장의 장례와 관련해서는 "공과는 누구나 다 있다. 애도하는 기간 중에는 굳이 그렇게 흠을 잡지 않는 게 미풍양속으로 안다"며 "누구나 갈 때가 있는 거고 그 때는 고이 보내드리고 좋게 보내드리는 게 지금까지 우리가 사람의 도리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황망한 마음을 전하면서 "책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서 (빈소에) 왔다"며 "공은 공, 과는 과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서울시가 구성한 장례위원회가 주관하는 장례)으로 5일장이 결정된 가운데,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남인순·우원식·서영교·유동수 의원·박남춘 인천시장·이종걸 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를 비롯해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정운찬 전 총리 등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이 박 시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이해찬 대표는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대부분의 인사들은 추모의 뜻만 조용히 표하며 발언을 자제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에 이어 빈소를 다시 찾았다. 박 시장 성추행 의혹 관련 질문에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할때는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은 슬퍼할 일이 많으니까 슬퍼하고"라고 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약 25분간 머물다가 밖으로 나온 이 전 대표는 "오늘은 애도의 뜻만 표하고 가겠다"고 짧게 말했다.

정의당 초선 의원들이 박 시장을 상대로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이들과 연대하고자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오전 빈소를 찾아 1시간 이상 빈소에서 머물렀다. 논란이 컸던 서울시내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박 시장과 견해 차를 보인 김 장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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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 시장의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는 상주 역할을 하기위해 이날 오후 영국에서 귀국했다. 박주신씨는 지난 2012년 자신의 병역문제 의혹이 불거진 후 영국에서 머물러왔다. 2020.7.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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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이날 오전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염 추기경은 "박 시장께서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돼 참 안타깝다. 유족에게 위로를 드리고 고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말 없이 조문을 마치고 돌아갔다. 정 이사장은 박 시장과 정치적 지향점은 달랐으나 서로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앞으로 할 일도 많은데, 꼭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최 교수는 박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전직 비서에게 고소당한 사실과 관련해선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답했다고 본다. 그래서 조문한 것"이라고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조문 후 "너무 일찍 가셨다. 할 일이 많으신데…"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과 함께 남북교류협력에 관해 많은 사업을 했다. 너무 안타깝다"며 "2032년 하계올림픽의 서울 평양 공동유치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 그것이 박 시장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빈소를 나와 "40년간 오랜 친구였고 존경하는 동지를 떠나보내는 이별의 아픔이 있다"며 "서울시장 이전에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할 지 등 함께 추모하는 시간이었다. 내부적으로 추도식을 했다"고 했다.

이종걸 전 의원은 "박 시장 개인 서재에 스스로 토론하고 연구한 외국 서적과 기록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누군가 그분의 뜻을 잘 이어받아 서울시와 대한민국의 큰 업적을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 자료들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부터라도 그분이 해내지 못한 과제들과 저술 자료들을 잘 발굴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는 일에 뒷받침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40분쯤 박 시장의 아들 박주신씨가 굳은 표정으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찾았다. 박씨는 부친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전날 영국 공항에서 항공편에 탑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항공편은 10시간 이상 비행 끝에 이날 오후 2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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