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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야스쿠니 신사로" vs "서울현충원에" 백선엽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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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경력 백선엽, 국립 대전현충원 안장 놓고 찬반 격론

"6.25전쟁 영웅" vs "간도특설대 근무 친일경력"

'친일파 파묘론' 민주당, 논평 안내고 이해찬 조문

정경두 "군 건설 초석 놓은 영웅, 큰 별이 졌다"

국방부 "대전 확정, 서울현충원 장군묘역 이미 만장"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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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에서 장병이 조화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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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를 파묘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고 백선엽 장군의 장지가 국립 대전현충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백선엽 장군의 친일 경력을 문제 삼아 현충원 안장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대전현충원이 아니라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한다는 정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백선엽 장군의 별세로 6.25 전쟁 영웅이냐 친일파이냐는 논란이 재연되는 상황이다.

백선엽 장군의 공과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12일 성명을 내고 "백선엽 씨는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중위로 복무하며 일제의 침략 전쟁에 자발적으로 부역했다"며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규정된 고 백선엽 씨에게 믿기 힘든 국가 의전이 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백 씨가 갈 곳은 현충원이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라며, 백장군의 장례를 5일간 육군장으로 진행하고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한 데 대해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대한민국 육군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북한 공산집단의 불법 남침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했던 대한민국을 구한 백선엽 장군님이 서울 현충원 전우들 곁에 영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반된 목소리는 정치권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12일 백선엽 장군의 국립 서울현충원 안장을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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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백선엽 장군은 6·25 전쟁 발발부터 1천128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전선을 이끈 장군"이라며 "12만 6·25 전우가 있는 서울현충원에 그를 누이지 못하는 것은 시대의 오욕"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백선엽 장군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의 초석을 다졌던 진정한 국군의 아버지"라며 "백 장군을 동작동 국립 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인가"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도 했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장례도 육군장이 아니라 국가장으로 격상시킬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반면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백선엽씨는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이 조선독립군 부대를 토벌하기 위해 세운 간도특설대에 소속되어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장본인"이라며, "일부 공이 있다는 이유로 독립군을 토벌한 인사가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면 과연 앞서가신 독립운동가들을 어떤 낯으로 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고인이 6·25 전쟁에서 세운 공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친일 행적도 분명하다는 점을 고려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해찬 대표가 이날 '6·25 전쟁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전 날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이미 지난 5월부터 김병기·이수진 의원 등을 중심으로 친일파 인사의 국립현충원 파묘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더 나아가 김홍걸 의원은 친일 반민족 행위자와 서훈이 취소된 사람을 국립묘지 밖으로 이장하도록 하는 국립묘지설치 및 운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여권의 저류에 흐르고 있는 이른바 '친일파 파묘'론은 이번 백선엽 장군의 별세를 계기로 더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 날 조문을 한 뒤 "백선엽 장군은 대한민국 발전과 현재의 막강한 군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 초석을 놓은 영웅이다. 큰 별이 졌다고 생각한다"며, "백 장군의 군인 정신과 애국심이 후배에게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서울 현충원 안장 요구에 대해 국방부는 "서울 현충원의 경우 장군묘역이 1996년 만장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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