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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김주형의 반란…韓골프 괴물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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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2일 군산CC에서 막을 내린 KPGA 투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 = KPGA]


역전패는 단 한 번 경험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다시 올라선 단독 선두. 18세 골퍼 김주형(18·CJ대한통운)은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이라는 꿈을 이뤄냈다.

12일 전북 군산에 위치한 군산컨트리클럽 리드·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 투어 군산CC오픈 최종일. 김주형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해 생애 첫 KPGA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KPGA 투어 데뷔전 2위에 이어 바로 다음 대회 우승. 새로운 한국 골프 미래의 탄생이다.

종전 코리안 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은 2011년 이상희가 NH농협오픈에서 기록한 19세6개월10일. 김주형은 이 기록을 만 18년21일로 앞당겼다. 또 2007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에서 김경태가 기록한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4개월3일) 기록도 3개월17일로 한 달가량 앞당겼다.

김주형은 앞서 열린 KPGA 투어 개막전이자 자신의 데뷔전이었던 부산경남오픈에서는 연장전에서 패했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김주형은 우승을 지켜냈다.

한국에서는 골프를 쳐본 적이 없던 김주형이 우승한 비결은 간단하다. '잡초 골퍼'이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골프를 친 '골프 노마드'보다 더 험한 '골프 잡초'. 나이는 어리지만 환경 적응력은 톱클래스다.

김주형은 6세 때 호주에서 골프 교습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게 됐다. 이후 김주형 머릿속에 '프로골퍼' 꿈을 새겨준 사람은 타이거 우즈(미국)였다. 김주형은 "11세 때 우즈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골프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은 필리핀으로 옮겨 6년을 살며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했다. 특히 아마추어 마지막 해인 2017년 필리핀에서 가장 큰 아마추어 대회 2개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자 태국에서 골프 스폰서로 유명한 싱하그룹이 김주형에게 장학금과 훈련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거처를 태국으로 옮겼다.

당시 필리핀 선수들의 시기와 질투, 텃세 속에서도 김주형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승부욕을 키웠다.

김주형은 16세 때인 2018년 6월 프로 전향을 결심했다. 물론 시작부터 험난했다. 김주형의 첫 무대는 아시안 투어 2부 투어인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 ADT는 아시안 투어, KPGA 코리안 투어와 비교해 규모와 환경이 열악하다. 그 결과 어린 나이로는 경험하지 못할 다양한 코스, 잔디, 코스 상태에서도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며 경험을 쌓았다. 어떤 환경에서도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김주형표 잡초 골프'의 밑거름이다.

물론 넉넉하지 않은 가정환경도 김주형의 정신력을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돈이 없어 친형과 함께 바게트 하나를 나눠 먹으며 종일 연습한 적도 있을 정도다. 또 필리핀과 태국에서도 지원을 받아야 골프를 할 수 있기에 '장학금'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했다. 지난해 아시안 투어 파나소닉오픈 인디아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BRI 인도네시아 오픈 단독 3위, 태국 오픈 공동 6위 등 좋은 성적을 내며 아시안 투어 풀시드를 따는 데 성공했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 때문에 아시안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도 김주형의 캐디백은 주말골퍼보다 더 심각했다. 부모나 지인들에게 중고 드라이버 등을 받았기에 강도와 길이 등이 일정하지 않았다. 어릴 적 아버지가 사준 퍼터를 잃어버려서 대성통곡했을 정도로 '맞춤형 클럽'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당연히 자신의 스윙이 아닌 '클럽에 맞춰 치는 스윙'을 하던 김주형은 지난해 겨울 타이틀리스트에서 지원을 받으며 처음 자신에게 맞는 클럽으로 골프백을 채웠다. 김주형은 스스로 "맞춤 클럽이 아닌 일반 클럽을 사용하는 대회가 열리면 항상 톱3 안에 들 자신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주형은 지난해 11월부터 이시우 코치와 함께 스윙 교정에도 집중하고 있다. 자신에게 딱 맞는 클럽과 업그레이드된 스윙. 김주형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다. 현재 세계랭킹 113위인 김주형의 최종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과 세계랭킹 1위. 롤모델은 그를 프로골퍼로 이끈 우즈와 임성재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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