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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가영웅에 예 갖추자"…장맛비에도 백선엽 추모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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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청년단체, 광화문광장에 故 백선엽 시민분향소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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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국민장 시민 분향소에서 영정 앞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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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속에서도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을 추모하려는 인파가 줄을 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像) 인근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는 12일 오전부터 백 장군을 조문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얀색 국화를 든 채 조문했다. 조문객 중에는 미성년 자녀와 함께 온 부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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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서 추모객이 헌화 및 분향을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장맛비가 내린 오후에도 우산을 쓴 조문객들로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순서를 기다리는 수백명의 시민들로 분향소에서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출구 안쪽까지 약 200m 정도의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

분향소에서 조문을 한 대학생 최지호(20)씨는 “근처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방문했다”며 “6·25전쟁에 참전하셨던 할아버지를 통해 백선엽 장군님의 당시 활약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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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 12일 오후 조문을 온 시민들의 행렬.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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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향소는 보수 성향의 청년단체 ‘신(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 전대협)가 전날 오후 8시쯤 광화문광장에 천막 6개동(棟) 규모로 설치했다. 신 전대협은 1980~90년대 대학생 운동권 단체인 전대협의 이름을 풍자해 사용하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활동을 해온 보수 성향 청년단체다.

신전대협 관계자는 시민분향소 설치 이유에 대해 “(백 장군에 대해) 국가적 영웅의 격에 맞는 처우와 예를 갖춰 드려야 하는데, 국가장(葬) 아닌 데다 현충원 안장에 대해서까지 논란을 만들어내는 정부·여당의 결정에 반발했다”며 “우리라도 직접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시민분향소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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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백선엽 장군 시민분향소에 12일 오후 조문을 온 시민들의 행렬.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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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밤 11시쯤 10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백 장군의 장례는 국가장(葬)이 아닌 육군장(葬) 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 7시30분 서울아산병원, 안장식은 11시30분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백 장군 별세에 대해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을 내지 않기로 해 논란을 빚었다. "백 장군이 4성 장군으로서 한국전쟁 때 공을 세운 것은 맞으나 친일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는 게 이유였다. 민주당은 반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선 대대적인 추모 메시지를 내 ‘백선엽 홀대 논란’이 일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12일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백 장군을 조문할 것도 요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은 이날 백 장군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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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분향소는 다음 달 15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며 상시 조문이 가능하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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