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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원로들 “6·25영웅 서울현충원 안장해야”… 與, 논평없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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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 별세]대전현충원 장지 논란… 정경두 “서울 장군묘역 자리없어”

軍원로들 “정부 의지 결여” 비판… 주호영 “죄송합니다, 잘 모시지 못해”

與일각 ‘친일 주장’ 동조해와… 일부단체 “대전 아닌 선산으로 가야”

동아일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위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12일 저녁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유족과 악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앞서 같은 날 오후 빈소를 찾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아래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이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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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장군의 장지가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최종 결정됐지만 안장 위치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군 원로들이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데 이어 미래통합당이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나섰다. 반면 일부 단체들은 백 장군이 ‘친일파’라며 현충원 안장 자체를 반대했다.

○ 군 원로들 “정부, 서울현충원 안장 의지 없다”

육군과 국가보훈처는 11일 백 장군 유족의 뜻에 따라 대전현충원 내 장군 2묘역 안장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백 장군이 별세한 다음 날인 11일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겠다는 의사를 육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백 장군은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이자 6·25전쟁 영웅으로 평가돼 온 만큼 공로로 보면 현충원 안장 자격엔 문제가 없다. 다만 서울현충원은 1996년 장군 묘역이 다 찬 상태다. 대전현충원에는 장군 묘소를 위한 공간이 23곳 남아 있다.

애초 백 장군은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이 다 찬 점을 고려해 서울현충원의 사회공로자 묘역에 안치하는 방안이 논의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현충원 안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나타나자 유족들은 한때 경북 칠곡군의 6·25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 현장에 안장하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백 장군 측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유족의 결정에도 일각에선 6·25전쟁 전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서울현충원의 상징성을 감안해 백 장군을 이곳에 안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 원로들 사이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울현충원 내 국가원수 묘역이 다 찼음에도 안장됐던 사례가 거론되며 ‘정부의 의지가 결여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예비역 장성은 “대통령들도 산을 깎아 자리를 만들었다. 서울현충원에 안장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만 있었어도 해결됐을 문제”라고 했다. 육군협회도 11일 “백 장군이 서울현충원 전우들 곁에 영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예비역 장성 등 군 원로들은 11일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백 장군의 빈소를 찾아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백 장군은 생전에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을 다녀가기도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 장관은 이에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이 다 찼다”면서도 “보훈처에 (원로들의) 의견을 다시 전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게 나라냐” vs “대전도 안 된다”

12일 빈소를 찾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을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왜 동작동(서울현충원)으로 모시지 못하느냐고 항의했다. (노 실장은) 답변은 하지 않고 갔다”고 전했다. 그는 빈소 방명록에 “감사합니다 구국의 전쟁 영웅! 죄송합니다 잘 모시지 못해서!”라고 적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인가”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백 장군 별세 사흘째인 12일까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해 온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과거 친일 행위에 대해 생전 진심 어린 사과만 했어도 공도 높이 평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명은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 행위자의 시신, 유골을 파묘’하는 법을 발의했다. 여권에선 벌써부터 “법이 통과되면 백 장군도 이장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단체는 백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군인권센터는 “백 씨가 갈 곳은 현충원이 아니라 야스쿠니신사”라고 주장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도 “6·25전쟁 공로가 인정된다고 독립군을 토벌한 친일파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인가”라며 “진정 나라를 위해 살아온 영웅이었다면 조용히 선산에 묻히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신규진 newjin@donga.com·강성휘·이은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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