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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스꽝스럽다"던 트럼프마저 마스크 쓰게 만든 美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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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다시 늘고 있다. 그간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도 사망자 수가 늘지 않은 데에서 '위안'을 삼아왔지만 신규 사망자마저 증가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으로 마스크를 쓴 모습을 언론에 노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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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색 대통령 인장이 찍힌 남색 마스크를 쓴 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국립군 의료센터를 방문했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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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최근 5일 평균 미국 내 하루 신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800명대에 진입했다. 사망자 수는 지난 7일 993명을 기록한 이후 8일 890명, 9일 960명, 10일 849명, 11일 732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6일 378명이었던 데 비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여름철 뜨거운 햇볕을 자랑하는 남서부 선벨트 지역의 문제가 크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텍사스, 애리조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 남부지역에서는 지난 4주 동안 사망자가 100% 이상 증가했다. 플로리다, 미시간주에서는 이 기간 동안 사망자가 최소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텍사스 일부 지역에서는 영안실이 꽉 차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트럭도 등장했다. 현지매체 텍사스트리뷴은 "텍사스주 뉴에이서스 카운티는 냉동 시설을 갖춘 트레일러형 영안 차량을 배치했고, 트래비스 카운티와 캐머런 카운티도 시신 안치용 냉동트럭을 최근 구매했다"고 전했다.

그간 미국 내 코로나19 2차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사망자는 되레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왔다. 외부 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7일 평균 사망자는 하루 217명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최근의 이 같은 2차 사망자 급증은 노년층의 사망 대상자가 어느 정도 소진된 상황에서 사망자의 연령대가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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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모습. /사진=월도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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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증가 추이. /사진=월도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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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0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은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함에 따라 사망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월도미터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한국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35만5646명이며 사망자 수는 13만7403명이다. 이는 미국의 약 3억명 인구에서 100명당 1명꼴로 공식적인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소리다. 무증상 감염자도 있음을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재봉쇄 막으려면 마스크 쓰자"

WP는 "이번주 미국이 코로나19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가 더 많이 나오면서 지역 차원에서도 보다 결정적인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지애나주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존 벨 에드워즈 주지사는 루이지애나 전역의 술집 폐쇄와 식당에서 내부 식사가 불가능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시시피주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일부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앨라배마와 텍사스주도 비슷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마스크 의무화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라면서 "확산을 늦추지 못하면 다음 단계는 또 다시 봉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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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시신을 보관하는 냉동 트레일러까지 등장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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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동안 '언론에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던 트럼프 대통령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그는 지난 11일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국립 군의료센터에 방문해 금색 대통령 인장이 찍힌 남색 마스크를 쓴 채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하고서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것에 대찬성"이라고 해 기존과 달라진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지율이 떨어지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주간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진행된 여론조사들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평균 8.8%포인트 뒤져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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