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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흥민, 리그 ‘10골·10도움’… ‘만능 공격수’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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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런던 더비’ 아스널戰 맹활약

최근 5시즌 EPL서 단 9명 달성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 기록

1골·1도움… 2-1 역전승 이끌어

4년 연속 두자릿수 득점도 성공

세계일보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1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9~2020 EPL 경기에서 자신의 리그 10호골을 득점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각종 기록들로 선수들의 우위를 가리는 야구, 농구와 달리 축구는 딱 두 가지 카테고리에서만 선수들의 순위를 가린다. 바로 득점과 도움. 둘 중 하나만 잘해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두 가지를 모두 최상위권으로 해낸다면 그 선수는 곧바로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다. 슈팅과 패스 등 다양한 기술로 사실상 모든 경기를 지배해야만 이를 해낼 수 있어서다. 그렇기에 가치를 인정받는 기록이 ‘두 자릿수 득점-두 자릿수 도움’이다. 달성으로도 곧바로 리그에서 특별한 선수로 받아들여진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28)이 마침내 이 자리에 올라섰다. 13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경기에서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다. 지역 라이벌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은 2-1로 역전승을 거뒀고 손흥민은 10득점과 10개의 도움을 모두 채워냈다.

앞선 경기에서 다소 후방에 배치되며 특유의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던 손흥민은 이날은 해리 케인(27)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다만, 변화된 공격 포메이션에도 앞선 경기에서의 무뎠던 토트넘 공격력이 곧바로 살아나지는 않았고, 오히려 전반 16분 아스널의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9)에게 선제골을 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스널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손흥민이 불과 3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냈다. 아스널 수비수 세아드 콜라시나츠(27)의 패스 실수를 가로챈 뒤 골 지역 왼쪽으로 혼자 몰고 들어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왼발 로빙슛으로 상대의 골문을 열었다. 팬들로서는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골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후 6경기 만에 터진 득점이기 때문이다. 리그 중단 이전 오른팔 부상으로 공백도 가졌던 터라 그의 리그 마지막 득점은 무려 5개월여 전인 지난 2월16일 애스턴빌라와의 26라운드 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게다가 이 득점으로 정규리그 10호골까지 채우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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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격 첨병으로 케인 등 동료들과 함께 끊임없이 골을 노리더니 마침내 후반 36분 팀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오른발로 차올린 공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1)가 머리로 돌려놓아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손흥민은 자신의 생애 첫 리그 10호 도움도 기록했다.

아울러 만능 공격수의 상징과도 같은 리그 10골-10도움을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완성해냈다. 최근 5시즌간 EPL에서 이를 작성한 선수는 올 시즌 손흥민 포함 단 9명뿐이다. 이 중 무함마드 살라흐(28·리버풀), 리야드 마레즈(29·맨체스터시티)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그해 리그 최고 선수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따내기도 했다. 살라흐와 마레즈 외에도 알렉시스 산체스(32·인터밀란), 라힘 스털링(26·맨체스터시티), 르로이 사네(24·바이에른 뮌헨), 에당 아자르(28·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안 에릭센(28·인터밀란) 등 기록을 작성한 모든 선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올 시즌도 케빈 더브라위너(29·맨체스터시티)와 손흥민 등 단 두 선수만이 득점과 도움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런 쾌거에 손흥민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기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늘따라 팬분들이 더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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