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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부모님이 써주셨니? 초등생 유전자 논문, 중국이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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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과학 경시대회에서 수상한 초등학교 6학년생 천링스. 실험 노트도 공개했다./신징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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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초등학생이 전공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논문을 발표해 학술 대회에서 수상하자 ‘논문 대필’ 논란이 일고 있다. 신징바오는 13일 "학생의 연구 일지에는 ‘인터넷 검색만으로 5일 만에 유전자 개념을 습득했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로 가득하다”고 지적했다. 초등학생이 ‘스펙’을 쌓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의혹이 커지자 관계 기관은 조사에 나섰다.

중국 윈난성 쿤밍시 판룽구의 초등학교 6 학년생 천링스는 지난해 12월 'C10orf67 결직장암 세포 연구'로 ‘중국 청소년 과학기술혁신대회’ 3등 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중국 교육부·과학기술부 등이 인재 발굴을 위해 주관하기 때문에 수상자는 명문대 진학을 보장 받게 된다. 그의 논문은 칭하이·티베트 고원의 동물에서 발견한 C10orf67이라는 유전자가 결직장암 발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실험으로 규명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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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링스 학생의 수상 기록과 인터넷에 공개한 실험 장면/신징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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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천 군의 논문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이 주목 받으면서 대필 의혹이 나왔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신경생물학 전문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천 군이 수행한 실험은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부생들이 반년 넘게 훈련을 받아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초등학생이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정확하다”고 했다. 특히 천 군의 부모가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과학원 쿤밍동물연구소 연구원이고, 천 군의 논문 주제가 부모의 연구 분야와 일치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천 군의 어머니는 ‘C10orf67의 기능 및 메커니즘 연구'라는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천의 실험 노트 곳곳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이 확인됐다. 천은 실험 노트 첫장에서 "2018년 1월 9일 선생님들이 내게 C10orf67라는 이름의 유전자를 알려줬다. 인터넷 검색을 해서 무엇이 유전자인지를 알아봤다”고 썼다. 2018년 1월 13일자 기록에는 “유전자의 개념을 알게 되었다"고 쓰여 있다. 단 5일만에 유전자 개념을 이해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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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링스가 공개한 실험노트/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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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이 커지자 천 군의 부모가 소속된 연구소도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신징바오는 "천 군의 부모는 여러 차례 연락에도 답변이 없다"며 "중국과학원 쿤밍동물연구소가 조사팀을 꾸려 사건을 심층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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