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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M&A 기한 단 하루 남았는데…제주항공은 왜 사인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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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체불임금 반납 등 이스타항공 노력에도 제주항공은 외면...진짜 이유는 '자금난' 관측]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이스타항공사태 해결을 위한 공개제안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7.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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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게 요구한 M&A(인수합병) 선결조건의 이행 마감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 반납과 리스 비용 축소 같은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17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을 모두 해소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런 만큼 정부의 중재에 기대를 걸지만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인력 감축 중단 및 총고용 보장을 전제로 사측의 고통분담(체불임금 반납 및 임금 삭감 등) 조치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직원들의 2개월치 임금(약 70억원)을 반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주 직원들에게 해당 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 가량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이스타항공 고위 관계자는 "고용보장은 당초 제주항공과의 계약과정에서 합의했던 사항"이라며 "사측 역시 이를 전제로 직원들로부터 고통분담 동의를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초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내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는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1700억원 규모다.

이스타항공은 또 항공기 리스 비용 감면·유예도 약속받았다. 하지만 당초 제주항공이 요구한 미지급금 문제 전체를 해결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계약 불발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매각에 나선 근본 원인이 미지급금 발생 등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서인데 제주항공이 이제 와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제주항공의 자금난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가로막는 진짜 이유라고 본다. '코로나19(COVID-19)'가 이어지며 제주항공 자금 사정이 다른 저비용항공사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LCC가 월 100억~200억원 수준의 자금이 빠져나갔다면 제주항공은 이보다 최소 2배 비용을 치러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깊어진 감정의 골도 인수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제주항공에 운수권 배분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한번 갈등을 부추겼다. 이 노조는 "지난 5월 15일 국토교통부가 배분한 25개 노선 운수권 중 11개 노선이 제주항공에 배정된 것은 '정책적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대부분이 단독으로 노선을 신청해 배분 받은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배정 받은 11개 노선 중 '김포-가오슝', '부산-상하이 노선'을 제외한 9개 노선은 우리만 단독 신청을 했기 때문에 경쟁 없이 배분 받았다"며 "타 항공사가 신청하지 않은 노선에 대해서는 해당 항공사에게 바로 운수권을 배정하는 것도 모르느냐"고 지적했다.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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