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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감천항서 코로나 확진…“선원 내리지 않는다” 승선 검역 늦어져 국내 근로자 대거 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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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검역소 “나머지 선원 43명 코로나19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

세계일보

14일 오후 부산 감천항에 선박 수리를 위해 접안해 있는 투발루 국적의 원양어선 ‘K호’의 모습. 부산=연합뉴스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발생한 가운데 당국의 검역이 소홀한 틈을 타 국내 노동자들이 대거 선박에 올라가 작업. 자칫 집단감염으로 번질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검역소의 한 관계자는 14일 “감천항 수리소의 폐쇄회로(CC)TV로 우리 작업자가 (문제의 외국 선박에) 올라간 것까지는 확인했다”며 “30∼50명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투발루 국적의 이 선박이 하선 신고를 하기 전까지 검역 당국은 “선원들이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류 검역만 진행했고, 그 사이 국내 근로자들이 배에 올라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경에서 작업했다는 사실이다.

지난번 러시아 선박에서 불거진 집단감염 때도 당국은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며 서류 검역만 했고, 항만 노동자들이 승선해 작업했다가 대거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당시 러시아 선박 두 척에서 17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고, 정부는 승선을 통한 의무검역에 나서도록 지침을 강화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이날 부산검역소에 따르면 선체 수리를 위해 지난 8일 입항한 투발루 국적 원양어선(499t)의 러시아 선원 1명이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선원은 부산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소 관계자는 “입항 후 하선한 선원은 없다”며 “국내 근로자가 승선해 선박 수리작업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역소는 일단 이 선박의 나머지 선원 43명을 상대로 검체를 체취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마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당국은 이들 승선원 43명을 오는 28일까지 2주간 선내 격리하는 한편 발열 상태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필요하면 추가 검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남태평양의 작은 섬 국가인 투발루 선적의 원양어선인 K호는 수리를 위해 감천항을 찾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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