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풀어도 주택 공급은 부족” 추가 공급대책 필요성 커
부동산에 쫓기는 정부, 전문가들 "정부 대책발표 너무 급하다" 지적
7월 10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부동산 보완대책 추진방안' 브리핑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만성적인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공급확대 방안을 논의했지만,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책들은 시작도 전에 암초에 걸린 상태다.
정부는 15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실무기획단 회의를 통해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회의에서는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 그린벨트 해제 두고 서울시 강한 반대 입장 고수…‘그린벨트만으로 충분치 않다’ 지적도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기존에 검토된 방안과 함께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현재 1차적으로 5~6가지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과제들에 대한 검토가 끝나고 나서 필요하다면 그린벨트 문제를 점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간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강력하게 반대해온 서울시는 여전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얘기가 나오면 판이 깨질 수도 있다’는 초강수까지 두는 등 당국과 대치하고 있다.
현재 서울의 개발제한구역 면적은 149.13㎢로, 강남권에선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동구(8.17㎢), 강남구(6.09㎢), 송파구(2.63㎢) 등이다. 노원구와 은평구 등 강북지역은 대부분 산지로 택지 개발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내 그린벨트 해제가 검토되는 지역은 ▲강남구 수서역 일대, 세곡동 자동차면허시험장 일대 ▲서초구 내곡동 가구단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일대 ▲은평 불광동 일대 ▲강서구 김포공항 일대 등이다. 서울 인접지로는 의정부 호원동 일대, 과천 선바위역 이대, 광명 소하동 일대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 같은 그린벨트 해제 역시 충분한 공급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서울로 몰려드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 수요는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만으로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하며, “오히려 미래 세대를 위한다는 명분도 잃고 정책적인 효과도 없는 최악의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정 역시 그린벨트 해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지는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그린 뉴딜’을 언급한 상황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당국의 신중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조급증 걸린 당정, 급하게 대책 내놓는 감 있어”...국정지지율 하락 등 시장 반감까지
6.17대책과 7.10대책 등 굵직한 부동산 규제가 한 달 새 급하게 발표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지나친 ‘조급증’에 걸려있다고 꼬집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악재와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도무지 잡히지 않자 당정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6.17 대책은 발표 이후 업계 사이에서도 ‘구멍이 많다’며 정책 실효성에 우려를 표했었다”며, “이를 보완하고자 나온 7.10 대책은 특히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발표되는 바람에 시장에 경각심도 크게 주지 못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을 둘러싸고 온갖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급하게 대책을 내놓은 감이 있다”고 평했다.
부동산대책의 연이은 실패 속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8주 연속 하락하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더 많은 '데드크로스' 현상을 낳았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3~15일 사흘간 실시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6%p 내린 44.1%였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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