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중과·양도취득세
서울과 동일하게 적용시켜
"중소도시는 죽으라는 말이냐"
서울 전세가는 55주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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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는 시장의 과열을 진정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전국적으로 적용하면 지방 중소도시는 죽으라는 말밖에 안 됩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 청원인은 “지방 중소도시는 오랜 침체로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주택 가격이 수년간 하락했다”며 “지방은 거래를 활성화시켜 달라”고 하소연했다. ‘7·10대책’으로 강화된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가 전국적으로 적용되면서 지방 주택시장에 더 짙은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실수요자들 역시 “갑자기 커진 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수도권과 지방을 같은 규제로 묶는 것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호소할 정도다.
16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번 대책으로 강화되는 부동산 관련 세금 중 상당수는 규제지역뿐 아니라 지방 등 비규제지역에도 일괄 적용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물리는 취득세율 8∼12%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율 1.2∼6.0% △2년 미만 보유 주택(분양권 포함)을 팔 때 적용하는 양도세율 60∼70%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지방 아파트 값을 그나마 지탱해온 갭투자나 분양권 전매마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지방 주택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과 지방에 소규모 주택 2채를 가진 A씨는 최근 지방의 2채를 모두 매물로 내놓았다. 지방에도 같은 징벌적 과세가 적용되기 전에 서울의 한 채만 보유하기 위해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이 오히려 양극화를 더욱 부추겨 집값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 자료에 따르면 4분위(상위 20~40%) 아파트 값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2017년 5월 대비 올 6월 기준으로 서울은 38.07% 상승한 반면 지방은 10.25% 하락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하더라도 지역별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데 이번 대책은 지방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이번주 주간 아파트 값 동향에 따르면 매매가는 오름폭이 소폭 축소된 가운데 전세가는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 0.10%에서 이번주 0.13%로 상승하며 55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강남 4구 전세가는 0.17%에서 0.25%로 올랐다. /박윤선·권혁준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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