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휴가에 관용차 이용' 보도에 "진보신문 역시나 법조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박재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언론 보도에 '관음증', '문제 언론', '반개혁 동맹' 등 표현을 동원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추 장관은 16일 오전 페이스북에 "문제 언론이 계속 문제성 보도를 한다. 대단하다"며 "관음증 보도에 대한 답변이 이런 것이라면 실망스럽다"고 적었다.
지난 7∼8일 연차 휴가를 내고 경기 화성시 용주사에 머물 당시 법무부 소속 공무원 3명이 동행했고 이들 중 2명은 휴가로 일정을 소화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반응이었다. 추 장관은 당시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놓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하고 있었다.
추 장관은 지난 14일 "산사로 간 첫날 여기저기서 저의 소재를 탐색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여성 장관에 대한 언론의 관음 증세가 심각하다"며 '관음증'을 처음 언급했다.
이날 오후에는 다시 언론과 검찰을 묶어 '반개혁 동맹'이라며 맹비난했다.
추 장관은 "개혁을 바라는 민주시민에 맞서 검찰과 언론이 반개혁 동맹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관음증 보도에 힘을 보태는 진보신문 역시나 법조 출입기자다. 절독해야겠다"고 썼다. 한겨레는 이날 "추 장관이 사찰에 머물 당시 휴가 기간이었음에도 관용차를 사용해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수사지휘를 관철한 이후 입장문 가안 유출 등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논란을 빚자 이른바 '검언유착' 프레임을 동원해 정치적으로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선출직 정치인으로서 행보이지 국무위원의 행동은 아니다. 자기 정치를 하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주장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산사 휴가'는 지난 8일 오전 8시46분 자신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추 장관이 스스로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그러다가 엿새 뒤 "언론은 저의 소재를 파악하느라 온종일 난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제가 올린 사진 속의 절을 추적하기도 했다"며 언론 취재를 '관음증'으로 규정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법무부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해명하라는 정당한 요구에는 엉뚱하게 여성주의 프레임을 들이댄다. 그걸로 대체 뭘 감추고 싶어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법무부 인권정책과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의 메시지는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행정 총책임자의 메시지로 읽힌다. 법무부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하고 공식적 채널로 이뤄져야 한다"며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