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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신기록 세운 순간, 동료부터 품은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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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전 득점포, 3-1승 이끌어

득점 직후 동생 잃은 동료 위로

중앙일보

손흥민은 뉴캐슬전 득점 직후 팀 동료 오리에를 안아주며 위로했다. 오리에의 동생은 13일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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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세이셔널’ 손흥민(28·토트넘)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신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16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원정에서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13일 아스널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자 올시즌 18호 골(정규리그 11골·UEFA 챔피언스리그 5골·FA컵 2골).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서른 개(18골·12도움)를 채웠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2017~18시즌(18골·11도움)과 2018~19시즌(20골·9도움)에 작성한 종전 기록(29개)을 뛰어넘었다. 정규리그서 11골과 10도움을 기록한 그는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한시즌 최다 공격포인트(21개)도 달성했다.

손흥민은 앞서 아스널전에서도 새 기록을 작성했다.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정규리그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이 조제 모리뉴(2019년 11월 부임) 감독 체제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공격 포인트(10골·8도움)를 쌓아올렸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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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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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득점포를 앞세운 토트넘은 후반 11분 동점 골을 내줬지만, 후반 15분과 45분에 잇달아 터진 해리 케인의 멀티골로 3-1로 이겼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현재 7위 토트넘(승점 55)과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레스터 시티(59점)는 승점 4점차다. 레스터는 3경기, 토트넘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대기록의 순간, 손흥민은 슬픔에 잠긴 동료부터 챙겼다. 득점 직후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뒤 동료 수비수 세르주 오리에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오리에는 사흘 전 친동생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아픔을 겪고도 경기에 나섰다.

이날 토트넘 선수들은 왼쪽 팔에 검은색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올라 고인을 추모했다. 오리에는 손흥민과 각별한 사이다. 5월 해병대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손흥민이 SNS 계정에 셀카 사진을 올리자 ‘좋아요’와 ‘하트’ 이모티콘을 남기며 격려했다.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아스널 팬이 뒤늦게 사과했다. 토트넘-아스널전을 중계하던 유튜브 채널 AFTV 출연자 클로드 칼리가리가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교체 아웃되자 “DVD가 나간다”고 했다. DVD는 영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은어다. 한때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길거리에서 불법 복제 DVD를 판매하던 것을 조롱하는 단어다. 아스널 관련 콘텐트를 다루는 AFTV는 구독자 118만명을 둔 인기 채널이다.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리자 황급히 머리를 숙였다.

채널 운영자 로비 라일과 칼리가리가 15일 사과 방송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칼리가리는 “(DVD는) 토트넘이 이기면 또 하나의 DVD가 출시될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변명해 다시 논란을 낳았다. 뒤늦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손흥민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토트넘 팬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했지만, 결국 칼리가리는 AFTV에서 퇴출됐다. 라일은 “칼리가리는 AFTV에 영원히 출연할 수 없다. 어떤 경우에도 인종차별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스널 구단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인종차별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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