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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그래도 집값 안떨어져”… 국토위 여당 의원의 솔직한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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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진성준 “발언 취지 왜곡됐다” 해명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진성준 의원이 17일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른바 ‘집값 하락론자’들에게 반박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하며 ‘왜곡된 보도’라고 반박했다. 야권에서는 비난이 쏟아졌으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MBC ‘100분 토론’에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출연한 진 의원은 토론을 마치고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출연자들과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던 중. 상대 토론자였던 미래통합당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국가 경제에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그렇게 막 떨어뜨릴 수 없다”고 하자 “그렇게 해도 안 떨어질 것”이라며 “부동산이 뭐 어제오늘 일인가”라고 대꾸했다. 이 대화 내용은 유튜브를 통해 중계됐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후 통합당 김 비대위원이 다시 “여당 국토위원이 그렇게 얘기하면 국민이 어떻게 하나”라고 물었지만, 진 의원은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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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밤부터 17일 새벽까지 이어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 유튜브 캡쳐


앞서 진 의원은 본 토론에서는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다주택자나 법인의 투기 수요를 막고, 실수요자에게 집이 돌아가게 하는 근본적인 정책을 꺼내든 만큼 이제부터는 집값을 잡아갈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토론 후 그의 발언은 이런 자신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논란이 일자 진 의원은 입장문을 내 “토론 맥락과 무관하게 (내 발언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며 “관련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발언은 정부 대책이 소용없다는 취지가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발목 잡으려는 집값 하락론자들의 인식과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고 해명했다.

진 의원은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자신의 발언의 취지를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인 데 따른 해명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이 대표는 이를 듣고 “뭘 그런 것을 보고하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진 의원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토론회를 보면 취지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왜곡된 보도”라고 재차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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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한 지난 16일 서울 용산전자랜드 가전제품 매장의 TV 화면. 뉴스1


야권에선 융단 폭격이 쏟아졌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진 의원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이 정권의 위선이 얼마나 심각한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의 두 얼굴을 확인했다”며 “솔직한 고백이 무능보다 낫다”고 꼬집었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진 의원을 가리켜 “속내를 알려버린 ‘X맨’”이라고도 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결국 여러 가지를 해 봐야 집값이 안 내려간다는 걸 상식적으로 말한 것”이란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당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더 이상 부동산 투기로 돈 벌지 못하게 하겠다’던 공허한 대통령의 연설보단 그나마 낫다”고 비꼬았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진 의원을 국회 국토위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지금, 그 대표자로서 토론에 나선 국토위 소속 의원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각종 토론과 정책 결정에 참여해 겉으론 집값을 잡겠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다른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진 의원은 국토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실련은 “진 의원에게 계속 국토위원의 중책을 맡긴다면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의지를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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