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급식실 수돗물은 괜찮나"…유충 신고 확산에 학교·학부모 불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패트병에 물 받아 육안 확인 후 조리…날 음식보단 가열 후 제공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자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학교 급식실도 비상이 걸렸다.

21일 경기 화성의 A 초등학교 영양교사 B 씨는 지난 15일경 인근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매일 아침 급식실 수돗물부터 확인한다.

재료를 닦고 다듬는 전처리실, 조리실, 세척실 총 3곳의 수돗물을 각각 2리터짜리 패트병에 가득 채워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본 뒤에야 학생들의 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물 받은 패트병을 매일 사진 촬영해 기록해 둔다고도 했다.

지난 20일 기준 화성시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12건이었고, 경기도 전체로는 94건에 달했다.

B 씨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와 맘카페 글을 보고 학교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로도 너무 걱정돼 매일 물이 깨끗한지 확인해보고 있다"며 "다행히 아직 어떤 이물질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위생적인 부분이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연합뉴스

학교 급식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근의 또 다른 초등학교 영양사 C 씨 역시 "큰 통에 물을 가득 받아 놓고 이물질이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야채는 날 것으로 주는 대신 가급적 데치는 등 가열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아직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지만, 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화성지역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 씨는 "집에선 주방이나 화장실에 필터를 설치했기 때문에 수돗물에 이물질이 있더라도 바로 걸러낼 수 있고 눈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학교 급식실 수도에 필터가 설치된 것도 아니라 불안하다"며 "유충이 발견되는 원인, 경로 등이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은 인천 서구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기어가는 유충 모습. 2020.7.14 [독자 촬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각 학교로 공문을 보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급식실 위생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전처리 및 조리 전 수돗물에 특이점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유충 발견 시 관할교육청과 지역상수도사업소에 보고할 것을 안내했다.

또 식단을 짤 때 생채소는 지양하고 가열 조리된 음식 위주로 제공하라고 했다.

도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 관계자는 "매일 급식실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물질이 나오는 즉시 급식을 중단하거나 급수를 지원하는 등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수돗물 유충' 관련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위생안전 관리방안 안내 공문 [경기도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young8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