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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검찰개혁위 “총장 수사지휘권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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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에 지휘권 분산’ 권고

검찰 내부선 ‘정치 외풍’ 우려

[경향신문]

경향신문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27일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 등에 대해 심의 의결하고 권고 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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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 검찰 내부의 권력이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다. 개혁위는 법무부 장관이 고등검찰청 검사장(고검장)에게 구체적인 수사지휘를 하도록 권고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총장의 힘을 빼는 대신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강화해 검찰이 정치적 외풍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법무·검찰개혁위(위원장 김남준)는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43차 회의를 열고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총장의 직접 인사 의견권 금지, 검찰총장의 임명 다양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제21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개혁위는 이런 권고안을 시행하기 위해 검찰청법을 개정하라고 밝혔다.

개혁위는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각 고검장에게 분산하라고 했다. 개혁위는 “수사지휘권을 분산해 검찰 내부 권력 상호 간에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하는 한편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휘함으로써 발생한 선택·표적·과잉·별건 수사의 폐해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이 아닌 고검장에게 서면으로 수사지휘를 하도록 했다. 다만 불기소 지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라고 했다. 현재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다.

개혁위 대변인인 정영훈 변호사는 “검찰총장이 2200명의 검사 수사를 지휘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고검장에게 가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 두텁게 된다”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예외적이고, 현재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견제할 기구가 없다”고 말했다.

개혁위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이 아닌 검찰인사위원회의 의견을 들으라고 했다. 대신 검찰총장은 검찰인사위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도록 권고했다. 현행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할 때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지난 1월 인사 때 의견 청취 여부를 놓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갈등을 빚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인사를 둘러싼 대립을 방지하자는 것이 권고안 취지다.

검찰개혁위 “총장 수사지휘권 없애라”
“판사·변호사 등 외부인사도 총장 임명을”

전·현직 검사만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는 관행을 고쳐 외부 인사를 임명해 다양화해야 한다고 개혁위는 밝혔다. 검찰청법 제27조는 15년 이상 근무한 판사·검사·변호사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역대 검찰총장은 모두 현직 검사나 검찰 출신에서만 임명됐다.

이 권고안을 보는 검찰 내 시선은 곱지 않다. A검사는 “‘검·언 유착’ 의혹이 터지니까 총장 팔다리를 잘라 장관에게 잘 보이려는 것”이라며 “전국 어느 검찰청에서 수사를 하든 똑같이 공평한 처리를 하기 위해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이 있다. 검찰총장의 권한은 정권이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인데 없애려 한다”고 말했다. 검찰 인사에서 총장이 장관에게 직접 의견을 내지 못하게 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도 ‘실무를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이 정권 수사를 할 때 법무부가 인사로 개입하지 못하게 총장이 ‘외풍’을 막아줬다는 것이다. B검사는 “독립된 수사를 하려면 인사에서 계량화된 성과보다는 검사의 역량과 자세를 고려해야 한다”며 “인사 규칙을 만들던 검찰인사위가 검사 수백명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개혁위는 이번 권고가 2017년 8월 출범 당시 발표한 ‘4대 검찰개혁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개혁위는 ‘비대해진 검찰조직 정상화와 기능 전환’ ‘검찰조직의 민주적 통제와 내부 투명성 확보’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적정성 확보’ ‘수사과정에서 국민 인권보장 강화’를 기조로 내걸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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