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지금 구속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이 총회장이 이렇게 수사를 받게 되자 신천지 간부들도 바쁘게 움직였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온라인 전쟁을 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탄핵 청원에 동참하자"며 회의까지 한 겁니다. 취재진이 그 영상과 녹음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A씨/신천지 간부 : 컨트롤타워를 세워서 작전을 펼쳐 나갈 겁니다. 전쟁할 겁니다. 저들과. 온라인 전쟁, 인터넷 전쟁이 될 거예요.]
지난 20일, 신천지 베드로지파의 직책 신도들이 참여한 온라인 회의 영상입니다.
이만희 총회장이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지 사흘 뒤입니다.
핵심 간부는 '인터넷 여론 조작'의 첫 단계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탄핵 청원에 동의하라고 합니다.
해당 청원은 20일에 처음 올라와 23일에 정식으로 등록됐습니다.
[A씨/신천지 간부 : 지금 뭘 하면 되냐 하면 청와대 청원에 동참해서 여러분들이 동의를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아시겠죠?]
추 장관이 2월 말 신천지를 압수수색하라고 지시한 것을 겨냥한 겁니다.
[A씨/신천지 간부 : 추미애 장관이 뭘 하고 있냐면 자기 라인의 검사들을 끄집어다가 그들을 통해서 강압, 강제 수사를 했단 말이에요]
코로나19 확산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내용도 나옵니다.
[A씨/신천지 간부 : 추미애 이 사람 때문에 코로나가 입국이 됐다고요. 우리가 코로나를 가져온 게 아니라 추미애가 코로나를 입국시켰다고요.]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입국을 법무부 장관이 막지 않았다는 겁니다.
[A씨/신천지 간부 :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이 있는데,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이 없다고 하기 위해서 희생양을 찾다 보니 신천지가 걸린 거예요]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 핵심 간부가 지시한 여론전 계획이 실제로 실행됐는지, 실행됐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신천지 측은 "영상 내용은 총회의 입장이 아니라, 해당 간부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엔 이만희 총회장 아래 지파장 12명이 미리 소통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들도 나옵니다.
[A씨/신천지 간부 : 저희 12 지파장님들 아래서 이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고 한 겁니다. 어쨌든 저들은 총회장님을 구속하려고 할 겁니다. 우리들 입장에선 이걸 가만히 있어야 되겠냐는 거죠.]
■ 신천지 간부, 장제원 의원 동영상 공유·댓글 작업도 지시
[앵커]
영상 속의 신천지 간부는 특정 유튜브 영상을 퍼트리고 댓글 작업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흔적을 남기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이어서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해당 신천지 간부는 신도들에게 추미애 법무장관 관련 기사에 대한 '댓글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A씨/신천지 간부 : 추미애 장관의 어떤 현실에 대해서 기사가 나오거나 그러면 여러분 스스로 정말 댓글 달아주세요. 기도를 했으면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정 유튜브 동영상을 언급하며 신도들이 공부하고 적극 공유도 해야 한다고 독려합니다.
[A씨/신천지 간부 :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따지는 내용이 나옵니다. 17분짜리 영상인데 그거 보신 분 손 들어보세요. 그런 유튜브 영상 좀 찾아봐서 '와 진짜 못됐네 이 사람이' 인식을 하셔야 된다고요.]
해당 영상은 지난 3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장면입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추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A 법사위 회의 (지난 3월 / 영상출처 : 오마이TV) : 추미애 장관님 얼굴 좀 보여주실래요? 왕이세요? 여왕이세요? (듣기 민망합니다. 그만하시죠. 그만하시죠)]
해당 영상의 댓글에 신천지 간부의 지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간부는 문제의 영상을 적극 공유하되, 흔적을 남겨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A씨/신천지 간부 : 단순하게 링크에 올리세요, 이런 거 안 됩니다. 모든 건 문자로 하시면 안 됩니다.. 자료를 남기지 마세요.]
JTBC는 이 간부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신천지와 관련된 어느 누구와도 안면이 없고, 이단과의 어떤 교분도 허용치 않는다는 것이 확고한 신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화면제공 : 종말론사무소)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최서인·김승희)
정해성 기자 , 최재원 기자 , 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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