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뚝 떨어진 직구·밋밋한 변화구…난타당한 류현진, 시즌 첫 패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에 선발 등판, 1회에 투구하고 있다. 워싱턴=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무기는 구종마다 다른 구속이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140㎞ 중후반대의 빠른 볼을 앞세우고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130㎞대 체인지업, 120㎞대 커브, 그리고 컷패스트볼 등으로 상대 타자의 혼을 빼놓는다. 류현진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29경기에 등판해 182와 3분의2 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하지만 31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이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직구 구속은 눈에 띄게 뚝 떨어졌고 변화구는 밋밋했다. 결국 류현진은 4와 3분의1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안타 9개를 난타당하며 5실점해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류현진은 2-5로 끌려가던 5회 1사 2루에서 토머스 해치에게 마운드를 물려줬다. 해치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쳐 류현진의 자책점은 늘지 않았지만 결국 토론토는 4-6으로 패배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한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 요건에 필요한 아웃 카운트 1개를 못 채우고 4와 3분의2이닝 동안 3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추가로 하루 더 휴식을 줬지만, 류현진은 두 번째 등판에서도 또 다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5.79에서 8.00으로 치솟았다. 매회 주자를 내보낸 류현진은 공 93개를 던져 투구 수 조절에도 실패했다. 4년 8000만달러라는 역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고액을 안기며 1선발로 모셔온 류현진이 토론토에 승리 대신 패배를 먼저 안기면서 류현진과 토론토 모두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0경기만 치러지는 초미니 시즌이다. 매 경기 결과가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1선발의 부진은 치명적이다.

이날 경기는 워싱턴의 안방에서 토론토의 홈 경기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캐나다 정부의 불허로 블루제이스 구단은 올 시즌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 대신 8월 12일부터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샬렌 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토론토는 원래 일정에 따라 그전까지 원정 경기장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의 이날 직구 평균 시속은 88.3마일(약 142㎞)에 불과했다. 90마일(약 145㎞)을 넘기는 직구 정도가 손꼽을 정도로 구속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류현진의 직구 평균 시속은 90.7마일(약 146㎞)이었지만 올 시즌 첫 등판에서 89.9마일(약 145㎞)로 내려앉았고 두 번째 등판에서는 약 3㎞가 더 떨어졌다. 구속이 떨어지자 류현진은 거의 변화구로만 승부했지만 구종의 변별력 사라졌다. 1∼2회는 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을 배합하며 힘겹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3회부터는 버티지 못했다. 류현진은 3회 초 애덤 이튼과 스탈린 카스트로에게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2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후속 커트 스즈키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세계일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투수 류현진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5회말에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세인트피터즈버그=AP연합뉴스


류현진은 4회에도 선두 키붐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후 테일러에게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2점짜리 중월 홈런을 허용했다. 5회에는 카스트로, 카브레라에게 연속 좌선상 2루타, 우월 2루타를 맞고 5점째를 줬다. 카스트로는 3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류현진을 울렸다.

토론토는 1-4로 뒤진 4회 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중월 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었고 7회 캐번 비지오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3-5로 추격했지만, 8회 초 터너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결국 2점차를 좁히지 못했다. KBO리그 출신인 워싱턴의 에릭 테임즈는 8회 초 1사 1, 2루에서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를 치면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