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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선 노웅래도 하루만에 백기투항…與 폭주 뒤엔 그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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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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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본회의에서 부동산세법 등 남은 법안들도 통과시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입법을 완성하겠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정책 의지는 확고하다”며 한 말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기재위·국토위·행안위 문턱을 넘은 부동산 법안 등을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이런 입법 강행을 두고 “국회법에 정해진 법안심사과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야당을 패싱한 채 군사 작전하듯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마치 북한의 천리마 속도전 같다”(김기현 통합당 의원)는 비판이 나왔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부동산, 밀리면 끝”



민주당이 부동산 입법 ‘속도전’을 이어가는 것은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민심 이반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37.9%로 통합당(32.6%)과의 격차가 5.3%포인트로 좁혀졌다. 6월 넷째주 조사에선 13.1%포인트에 달했던 양당 격차가 한 달 새 크게 준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노무현 정부 때도 유동성 과잉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전하지 않았느냐”면서 “‘더 밀리면 끝난다’는 위기의식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이 부동산법과 관련 ‘묻지마 반대'를 내세우면서 민주당의 가속페달이 불가피했다는 주장도 있다. 국회 국토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결과만 보면 우리가 밀어붙였지만, 통합당이 법안소위 구성에도 협조하지 않는 등 사실상 부동산 법안 심사를 보이콧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당 핵심관계자는 “이번에 처리하는 법안은 20대 국회 때 다 논의된 것들이었다”며“시장 상황을 봤을 때, 부동산 관련 법안까지는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 속도전…수사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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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협의회를 열고 입법 사안을 논의했다.박지원 국정원장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귀엣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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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검찰·경찰·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당·정·청 협의회를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권력기관 개편안’을 내놓았다. 부패범죄는 뇌물액수 3000만원 이상, 경제범죄는 피해액 5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정기국회 때 다뤄져야 할 내용”이라면서도 “(민주당은) 신속하게 법률 개정안 발의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청 협의회가 열린 것은 공교롭게도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의 몸싸움 사건이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통합당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 실세들이 모여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굳히기 위한 작전회의를 연 셈”(김은혜 대변인)이라고 비판했고, 정의당에서도 “사법개혁의 대의로 출발한 검찰개혁이 정권에 순응하는 검찰을 만들려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점검해봐야 할 것”(김종철 선임대변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같은 '검찰 힘빼기'와 관련 야권에선 “여권 연루설이 도는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건 수사를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얼마나 두렵길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고 검사장을 폭력적으로 수사하는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권도 국민의 저항에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견제세력 실종…자성엔 ‘악플’



거침없는 속도전이 176석의 의석 숫자 때문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당내 성향이 획일화되었다. 구조적으로 ‘쓴소리’를 하는 의원이 살아남을 수 없으니 브레이크도 걸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 아니라 인적 구성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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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2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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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9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지난달 31일 온종일 ‘악플’이 쇄도했다. 노 의원이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소수의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라며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은 “내부 총질하려면 통합당으로 가라”, “금태섭 전 의원이 공천 탈락한 이유를 생각하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노 의원은 결국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중진으로서 끝까지 ‘협치’를 해보고자 노력했으나 상대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지금 하는 모습을 보니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고 적었다. 4선 의원이 강성 지지자들에게 하루 만에 백기 투항한 셈이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야당과 협의하려고 할 때마다, 권리당원이나 지지자로부터 ‘국민이 180석이나 밀어줬는데 국민 명령에 따라 밀어붙이라’는 요구를 받는다”며 “이런 분위기에선 ‘협치’ 이야기를 꺼내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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