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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3명 사망 평택 공장, 토사가 벽면 강타… “강한 자재로 지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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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공장 야산 비탈면 붕괴

용접 작업하던 4명 중 3명 사망


한겨레

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청북읍 한 공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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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이 좀 더 강한 자재로 지어졌더라면…”

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청북읍 반도체 제조업체인 ㄱ공장에서 공장 뒤편 절개지가 무너지면서 용접 작업 중이던 작업자 4명을 덮쳐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다.

이날 사고는 밤새 내린 폭우로 오전 10시49분께 공장 뒤편의 절개지 토사가 공장과 절개지 사이에 설치된 가설물을 덮쳐 안에서 일하던 작업자 4명이 흙에 매몰되면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구조구급대 등 소방관 55명을 동원해 구조작업에 나서 1시간여 만인 이날 낮 12시29분께 4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이 중 3명은 병원에 옮겨진 뒤 외상성 심정지로 숨지고 1명은 의식은 있으나 사고 당시 입은 다발성 골절로 중태다.

사고 당시 가건물 현장에서는 6명이 작업 중이었으나 이 중 2명은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일하고 있어 다행히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한 생존 작업자는 “반도체 제조 장비를 조립 중이었는데 갑자기 작업장 벽면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덮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가 난 가설물은 공장 절개지와 공장 사이에 바짝 붙어 놓여 있었다. 컨테이너 형태 가건물 3개가량을 연결해 놓은 것으로 지붕은 천막 형태였다. 밤사이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평택지역에는 시간당 35.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무너져 내린 토사는 가설물의 지붕이 아닌 작업장의 옆면을 치고 들어왔다. 여러 개의 쇠골조를 세운 뒤 옆면에 철판을 덧대놓은 작업장은 사고 당시 갑자기 무너져 내린 흙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벽면은 부러져 나간 모습이었다. 사고 당시 일부 직원들은 “작업장이 좀 더 강한 자재로 지어졌다면 토사 무게를 견뎠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사망한 작업자 3명은 평택지역 병원 3곳으로 옮겨졌으며 중상자 1명은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 평택시 등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평택시 청북읍에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131.5mm의 비가 내렸다. 앞서 평택시는 29일 자정부터 30일 오전 7시까지 누적 강수량 184.5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진위천 유원지는 지난 29일 호우를 대비하여 사전 폐쇄됐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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