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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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들에게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고 법의 지배를 통한 진짜 민주주의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이어진 침묵을 깨고 나온 한 달여 만의 공개 메시지다. 같은 자리에 선 추 장관은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달라"고 했다.
윤 총장은 3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린 26명의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며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또 '불구속 수사 원칙의 철저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을 언급했다.
그는 "구속이 곧 범죄에 대한 처벌이자 수사의 성과라는 잘못된 인식을 걷어내야 하고, 검찰이 강제수사라는 무기를 이용하여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도 안 된다"며 "수사는 소추와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검사실의 업무시스템 역시 공판을 그 중심에 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며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 대한민국의 국민 검찰을 만들자"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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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이날 오전에는 추 장관이 신임검사들 앞에 서 "절제되고 균형잡힌 검찰권을 행사해달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장관은 또 "검찰은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고, 검사는 인권 옹호의 최후의 보루"라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추 장관은 "권력기관의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법무부는 수사권 개혁으로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은 분산하고, 검경이 상호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 민주적인 형사사법제도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제도의 취지를 잘 이해해서 수사권 개혁이 성공적으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나란히 나온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개혁'과 '검언유착 의혹' 등 최근 다양한 사안에서 지속된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서로 상반된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총장이 긴 침묵을 깬 만큼, 이날 신임 검사를 향한 메시지를 통해 우회적으로 검찰이 직면한 현 상황에 대한 심경을 표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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