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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시대 韓ODA] ③ 'K-방역' 전수…. 가나 감염병 역량 강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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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 인력 양성 등 글로벌보건안보구상 참여로 코로나19에 대응

가나 정부 "한국 도움 감사, 아프리카 전염병 대응 교두보 될 것"

연합뉴스

코이카 가나 사무소가 지난 5월 26일 주가나대사관에서 코로나19 대응에 필수적인 마스크와 손 소독제, 간이 세면대 등과 생활에 필요한 긴급생필품 및 식품 등을 가나 부통령실 특임장관 측에 기증했다. [코이카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통계를 수립하는 데 한국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코로나19 대응에 자신이 생겼습니다."

서아프리카에 있는 가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일 기준 3만7천14명이고 사망자는 182명에 이른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의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강화사업으로 가나에서 실시한 중급 현장역학조사 교육 프로그램 이수 후 감염병 조사관으로 활동 중인 조지 아콰아 씨는 "교육 덕분에 감염자 추적과 통계를 활용해 피해가 더 크게 번지지 않게 됐다"며 이같이 고마워했다.

◇ 질병 퇴치 위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 참여

코이카는 선진국과 비교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결핵, 말라리아, 에볼라 바이러스 등으로 사망자가 많은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의 질병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개도국의 의료·위생환경을 개선하고, 국제사회와 감염병 예방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67개국 정부와 보건 국제기구·비영리단체가 모여 출범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에 참여한 코이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협력해 가나에서 ▲ 감염병 조사 인력 육성 ▲보건인력 훈련 ▲실험실 품질개선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750만 달러(90억원)를 들여 가나의 감염병 대응 역량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코이카는 우선 감염병에 대한 공중 보건실험실의 진단 능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인구 20만명당 1명의 현장 역학조사 인력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감염병의 정기적 감시, 질병 발병 시 대응,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가능한 인력으로 가나에는 145명이 필요한데 현재 113명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코이카는 지난해 가나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인력 양성 훈련 프로그램을 운용해 15명의 전문 조사관을 배출했다. 교육에서는 한국의 방역 노하우와 전염병 검사 시스템에 대한 공유도 진행됐다.

이들은 코로나19 발생 후 역학조사에 투입돼 지난달까지 4천523건의 사례 추적을 진행했고 725여 건의 감염 사례를 발견했다.

또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 플랫폼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웹 대시보드 개발, 데이터 분석 및 관리, 보건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콰아 씨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숨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의사결정을 위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며 "의심 사례와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이어 "데이터를 모아 웹 대시보드를 만들어 코로나19에 대한 최신 소식을 업데이트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가나가 코로나19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자부했다.

김유겸 코이카 가나 소장은 "사업을 통해 양성된 역학 조사관들이 다양한 코로나19 대응 활동을 수행하면서 사업의 성과를 보다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23년까지 60명의 조사관을 추가로 양성해 감염병 대응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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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가나에서 감염병 조사 전문가 양성
코이카가 지난해 가나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중급현장역학조사관 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감염병 대응 관계자들. [코이카 제공]



◇ 아프리카 전염병 확산 막는 교두보 부상

가나는 2014년 서부 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있어서 감염병 대응이 국가 발전에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코이카의 국제개발협력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코이카는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2017년 가나 중북부 타말레에 42만 달러(5억원)를 들여 격리치료센터를 완공했다.

이 센터는 감염병으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고, 확진자를 치료하면서 에볼라 바이러스 등 감염병의 관리 능력을 키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후 미국 CDC와 연계해 이 시설을 감염병 관리와 훈련 시설로도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결핵·수막염의 관리와 치료, 전염병 감시·실험실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2016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북부지역에서 900만 달러(107억원)를 들여 보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모자보건, 아동 건강 증진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와 질병 예방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대응을 돕기 위해 의료기자재와 개인 보호장비, 필수 방역용품을 지원하고 'K-방역' 노하우도 전하고 있다.

알렉산터 쿠두오 콤 아반 가바 보건부 차관은 3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코이카와 국제기구 등의 도움을 잘 활용한 것이 감염병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서아프리카를 넘어서 아프리카 감염병 대응의 교두보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아반 차관은 "감염병 조기 진단을 위해 필요한 분자생물학적 진단 전문가 양성과 기자재·시약 확보가 급선무인데 코이카의 지원으로 장기적 대응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코이카는 외교부 위탁사업으로 개도국에서의 국제질병퇴치기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388억원에서 올해 651억원으로 예산도 늘어났다.국제선 항공권에 1천원씩 부여해 마련한 국제질병퇴치기금은 감염병 치료제, 진단기기 개발 등에도 지원되고 있다.

한국은 2015년 GHSA에 가입하면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1억 달러(1천194억원)를 들여 개도국 감염병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은 "가나 등 감염병 위험에 노출된 개도국의 대응 체계가 강화되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질병도 감소할 것이고 현지 거주 재외동포 보호도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과 개도국이 동시에 혜택을 받는 상호 호혜적 국제개발협력(ODA)"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에서 감염병이 퇴치되면 결국 우리에게 전염될 위험성도 낮아지며 인적·물적 교류가 늘어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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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심포지엄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국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심포지엄'에서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오른쪽 다섯번째부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포지엄에서는 코이카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동으로 펼친 가나 감염병 대응 성과를 점검하고 개선을 논의했다. [코이카 제공]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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