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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타격 카리브해 섬나라들 "시민권 반값에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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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세인트루시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피톤즈 전경. /세인트루시아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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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은 카리브해 섬나라들이 시민권을 반값에 팔기 시작했다. 이 나라들은 대부분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데, 투자이민을 원하는 타국의 부유층에게 시민권을 싸게 판매해 국고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미 CNBC방송은 2일(현지 시각) 세인트루시아, 세인트키츠네비스, 앤티가바부다 등 카리브해에 있는 일부 국가들이 시민권을 주는 투자이민 프로그램을 할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면적이 617km², 인구가 18만1000여명인 섬나라 세인트루시아는 지난 5월12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인 기준 25만달러(약 3억원), 4인 가족 기준 30만달러(3억6000만원)가량의 채권 투자를 통해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다. 이는 기존 1인 50만달러(6억원), 4인 가족 55만달러(6억6000만원)에서 50%가량 할인된 금액이다. 해당 금액 만큼의 5년 만기 채권을 사면 3~5개월 뒤 시민권을 얻을 수 있다.

세인트루시아 인근의 면적 269.4km², 인구 5만2000여명인 세인트키츠네비스도 지난 7월 투자 이민 프로그램에 ‘코로나 한정 할인’을 도입했다. 올해 말까지 4인 가족 기준 15만달러(1억8000만원)를 세인트키츠네비스 정부가 운영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20만달러(2억4000만원)를 부동산에 투자하면 시민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이는 기부금 규모를 기존 19만달러(2억3000만원)에서 대폭 내린 것이다.

면적 440km², 인구 9만6000여명인 앤티가바부다도 5월부터 투자 이민 할인 판매를 개시했다. 4인 가족 기준 10만달러(1억2000만원)를 앤티가바부다 국영개발펀드에 기부하고, 부동산에 20만달러(2억4000만원)어치 투자를 하면 된다. 앤티가바부다 역시 필요 기부금이 기존 12만5000달러(1억5000만원)에서 할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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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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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키츠네비스의 투자이민 프로그램 운영자인 레스 칸 CEO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섬나라들은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을 찾기 위해 투자이민 프로그램 할인 등에 나섰다”고 말했다.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자 이 같은 투자이민이 세계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앞서 코로나로 인해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최근 미국 부유층 사이에서 투자이민을 통해 타국 시민권을 획득해 두번째 여권을 취득하는 유행이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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