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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사전통보 약속해놓고...北, 예고없이 황강댐 무단 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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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북 무단방류로 남 주민 6명 사망

북한이 3일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일부 개방해 무단 방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황강댐 방류는 임진강 수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와 군 당국은 방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에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조선일보

군남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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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기준으로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 일부를 개방해 물을 방류하고 있다. 황강댐은 현재 위험 수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집중 호우에 대비해 사전에 수위 조절 차원에서 방류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은 이날 오후 폭우가 내리는 평안도·황해도·개성시·자강도 남부·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에 ‘특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북한은 황강댐 수문 개방 사실을 우리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에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방류 시 사전에 남측에 통보해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10년 7월 집중호우가 내리자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방류 가능성을 미리 통보한 적은 있다. 북한은 지난 6월 남북 간 군 통신선 등 모든 연락채널을 단절한 상태다.

저수용량 총 3억5000만t 규모에 달하는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면 임진강에 설치해놓은 어민들의 어구가 떠내려가는 것은 물론 인명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한 사고 우려는 지난 2009년 우리 국민 6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장마철 때마다 제기되고 있다.

임진강 유역의 홍수 등에 대비하기 위해 2010년 완공된 우리측 군남댐은 담을 수 있는 물은 7160만t수준이다. 황강댐 저수량의 20% 수준이어서 북한이 한꺼번에 물을 방류하거나 댐이 붕괴될 경우 홍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군과 정부 당국은 임진강 상류 지역의 집중호우 시 황강댐에서 가까운 필승교 수위를 관측한다.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하면 가장 먼저 필승교 수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필승교 수위는 이날 오전 2시20분 5.7m를 넘었다가 오후 5시30분에는 2.9m를 기록하는 등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밤 북한에 5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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