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해 계속 문제제기 말고
뉴질랜드 측, 공식 사법요청을”
하지만 성추행 의혹은 2017년 불거졌고, 뉴질랜드 경찰의 조사도 이미 지난해 시작됐다. 2018년 한국에 귀국한 A씨가 그 사이 추가적으로 빚은 ‘물의’는 없다. 이에 긴급 귀임 자체가 뉴질랜드 측의 강한 항의에 일단 인사 조치로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의 근시안적 접근 아니냐는 지적이 외교가에선 나온다.
또 외교부는 이미 지난해 A씨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추가로 징계 또는 국내 사법체계에 따른 형사적 조치를 할 경우 외교부의 당시 대응이 미흡했다는 걸 자인하는 셈이 된다. 이와 관련, 귀임 뒤 추가 조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고위 당국자는 “앞으로 상황을 봐야 한다”고만 했다. 국내법적으로 형사 처벌이 가능하냐고 묻자 “형사 처벌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법률가 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김정한 외교부 아태국장은 이날 오후 필립 터너 한국 주재 뉴질랜드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이 같은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예고 없이 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이라는 정부 입장을 전했다.
뉴질랜드 측이 A씨가 뉴질랜드로 돌아와 조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고위 당국자는 “당사자가 정해야 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의 올바른 해결 방식은 양국 간 사법 협력 절차에 의한 것으로, 뉴질랜드가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형사 사법 공조나 범죄인 인도 등 절차를 따라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인 사법 요청 없이 언론을 통해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유정·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