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양도세-취득세 인상 법안
與, 野반발에도 법사위 일방처리
통합당 “대의 민주주의 근간 훼손”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취득세를 강화하는 ‘부동산 3법’(종부세법, 소득세법, 지방세법)을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 앞서 운영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후속 입법도 이날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을 의결할 방침이다.
이날 법사위는 개의 5시간여 만에 부동산 관련 법 11건을 통과시켰다. 이 가운데 8건은 증세 법안으로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최대 6%로 올리는 종부세법과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최대 12%로 상향하는 지방세법, 양도세 최고세율을 현행 62%에서 72%로 올린 소득세법 등이다.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부동산거래신고법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 거주자에게 5년 이내 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주택법 개정안 등도 결국 세금 부담을 늘린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부동산 증세법’이란 평가다.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법을 모두 처리한 뒤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집의 노예로 사는 것에서 벗어난 날”이라고 자평했다.
통합당은 이날 오후까지 소위 구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부동산법은 논의도 못해본 채 집단 퇴장했다. 통합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대체토론을 열심히 했다. 여러 의견이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모든 걸 무시하고 묵살한 채 표결을 강행했다. 법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대표(representation) 없이는 세금도 없다’는 것이 대의민주주의의 존립 기반”이라며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세제 관련 법안마저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는 것은 유례없는 폭주”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여야 합의 없이 증세 법안이 처리됐는데, 급격한 증세로 인해 소득 흐름이 없는 사람까지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윤다빈 기자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