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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왼손 피아니스트' 리언 플라이셔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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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왼손 피아니스트' 리언 플라이셔(92· 사진)가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볼티모어의 한 호스피스 병원에서 숨졌다.

24세 때인 1952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미국인 최초로 우승한 플라이셔는 조지 셀, 레너드 번스타인, 유진 오르먼디 등 거장과 잇따라 협연했다. 그러나 35세 때인 1963년 오른손 넷째·다섯째 손가락이 뒤틀리는 증상이 나타나 1년 뒤 연주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왼손으로만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 작품을 발굴하고 어려운 곡도 왼손으로 치는 연습을 하면서 '왼손 피아니스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보톡스 시술과 물리 치료를 꾸준히 병행해 1995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협주곡 A장조를 협연, 발병 30년 만에 오른손 연주에 성공했다. 양손 연주를 재개한 후에도 세계를 돌며 지난해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플라이셔는 2005년 내한 공연 때 본지 인터뷰에서 "몇 개의 손으로 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곡이 얼마나 아름다우냐'는 것"이라고 했다. 2010년 자서전 '나의 아홉 개의 삶(My Nine Lives: A Memoir of Many Careers in Music)'을 냈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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