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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세종시 '빨대 현상' 한계 왔나···수도권 전출이 전입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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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서 세종 유입보다 유출이 더 많아

지난해 4분기 744명 유입, 올해 상반기 684명 나가

세종 인구 지난 6월 32명 줄었다 7월에 반등

"정부 기관 이전 마무리 등 증가 요인 부족"

"행정수도나 국회 이전 등 획기적 조치 필요"

여당이 세종시의 법적 지위를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행정수도'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세종에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들어오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가 방사광가속기 설치 후보지로 청주시 오창읍을 선정한 뒤에는 세종에서 충북으로 이사한 사람이 충북에서 세종으로 전입한 인구보다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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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와 주변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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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통계청의 전국 17개 시·도 간의 지난해와 올해 1·2분기 인구 분포 자료에 따르면 다른 시·도에서 세종시로 들어온 순유입자 수('순이동'으로 전입자에서 전출자 수를 뺀 수치)는 ▶2019년 1분기 7826명 ▶2019년 2분기 4232명 ▶2020년 1분기 3544명으로 계속 줄다가 올해 2분기에는 10명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세종시로 순유입되는 인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744명(서울 216, 경기 483, 인천 45)에서 올해 1분기 -417명(서울 -310, 경기 -148, 인천 41), 2분기 -267명(서울 -83, 경기 -200, 인천 16)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정부세종청사 3단계 입주가 한창이던 2014년 4분기(10~12월)에는 ▶서울 2535명 ▶경기 2550명 ▶인천 330명 등 모두 5425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이어 2015년 1분기에는 ▶서울 2174명 ▶경기 2709명 ▶인천 393명 등 순증 규모가 5276명이었다. 이처럼 수도권 인구가 많이 유입되면서 세종시에서 연간 늘어난 인구는 2014년 3만3972명(증가율 27.8%), 2015년 5만4759명(증가율 35.1%)에 달할 정도였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 6월에는 출범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줄기도 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34만5373명이던 세종시 주민등록인구(외국인 제외)는 지난 6월 말에는 34만5341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7월에는 34만6217명으로 다시 증가(876명)했다.

세종시 인구 증가가 주춤한 요인으로는 정부기관 이전 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인구 유입 요인이 별로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시·도와 마찬가지로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데다 올해 신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도 크게 줄었다.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세종시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1만1347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600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세종에 공무원 이외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것도 세종시 인구 증가에 장애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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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 현관에 '행정수도 세종'이란 간판이 걸려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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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세종연구원 지남석 책임연구위원은 “2012년 7월 출범 이후 세종시 인구가 정부 기관 이전 등의 영향으로 급증하다가 최근 주춤한 것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며 “국회의사당 등이 이전하거나 행정수도가 건설되면 다시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 2월부터는 세종에서 충북으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이른바 '세종시 빨대 현상'으로 인해 충북에서 세종시로 순유입되는 인구가 매월 수십~수백명에 달했다. 그런데 올해 충북의 월별 세종시 순유입 인구는 1월 119명에서 ▶2월 -45명 ▶3월 -34명 ▶4월 -15명 ▶5월 -139명 ▶6월 -516명으로 순감 폭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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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그 동안 세종시 집값이 충북보다 많이 오른 데다 최근 방사광가속기 설치 후보지로 청주시 오창읍이 선정된 이후 청주시 일대 부동산이 인기를 끈 게 이 같은 현상을 가져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세종시가 재 도약하려면 행정수도 이전 등의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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