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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中서 움직이는 현대차···'BH330' 이후 첫 단독 브랜드 팰리세이드 현지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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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생산·베이징현대 브랜드 판매 방식 벗어나

한국서 직수출·맞춤형 마케팅·고급화 전략 승부수

BH330 이후 첫 '현대차' 단독 모델···中 시장 반등 별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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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드디어 중국 시장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기의 중국 시장에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진다. 단순히 차량 하나 출시하는 의미가 아니다. 그동안 잠정 중단했던 한국→중국 직수출 방식을 재도입하고 첫 대상 차종으로 팰리세이드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팰리세이드는 그동안 익숙했던 베이징현대가 아닌 현대차(005380) 단독 브랜드로 9월 말 론칭된다. 이 같은 현대차의 브랜드 전략과 도전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 사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중국 지주사인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HMGC)는 홈페이지에 팰리세이드를 판매 예정 차량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가 중국 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SUV 중 가장 큰 모델은 중국형 싼타페인 셩다였다. 현대차는 이보다 한 체급 높은 팰리세이드를 투입해 2자녀 정책 시행과 소비수준 향상으로 대형·고급 차량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사전예약은 9월 초부터 진행된다.

주목되는 점은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투입하는 ‘방식’이다. 현지생산을 통해 베이징현대 브랜드로 판매하던 익숙한 방식을 싹 바꾼다. 대신 국내에서 생산된 팰리세이드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베이징현대가 아닌 ‘현대차’ 단독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다. HMGC는 중국 회사와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둥펑위에다기아의 지주사이기도 하지만 자체적으로 한국 생산 ‘수입차’를 들여와 판매하기도 했다.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분리되기 전 모델인 BH330이 그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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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를 수입해 판매하는 HMGC는 이번엔 단순한 수입·판매에 그치지 않고 마케팅·서비스·판매 채널 측면에서도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소비자의 달라진 자동차 소비 패턴을 고려해 현대차가 온라인 판매를 위주로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혁신적 마케팅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하고 고급화된 중국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키고,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투입하면서 국내 수출과 단독 브랜드 방식을 택한 것은 브랜드 고급화에 시동을 걸기 위한 전략이다. 그동안 베이징현대는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의 로컬 완성차 업체와 이미 고급화된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 브랜드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할인 경쟁의 함정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는 현대차로서는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등 글로벌시장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을 시험하기에 최적의 차종이기도 하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자신감을 갖고 있는 팰리세이드를 현대차 브랜드로 출시하는 게 향후 중국 사업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 판단한 것 같다”며 “단발성 시험이 아니라 중장기 브랜드 전략과 맞물려 있는 만큼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판매되는 차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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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관세 부담이 점차 줄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브랜드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2018년 7월 중국의 자동차 관세는 22.5%에서 15%로 내려갔고 한국은 최혜국 대우 적용으로 13.5%가 적용된다. 팰리세이드가 자체적으로 가진 가격경쟁력을 감안하면 관세를 부담해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의 중국 출시가 미뤄지는 상황 또한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앞세워 새 브랜드 전략을 우선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이노션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용우 전 제네시스사업부장(부사장)은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중국에 투입할 최적의 시기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여전히 현지 시장 환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해 제네시스의 성공이 반드시 필요한 현대차로서는 투입 시기를 조심스럽게 저울질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팰리세이드가 ‘선봉장’ 역할을 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현대 브랜드와 구분 짓기를 시도한 이번 도전은 절치부심하던 현대차가 보여준 첫 번째 큰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성공할 경우 중국 사업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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