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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확산으로 호텔격리, 김광현의 혼란스럽고 험난한 루키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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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 마무리투수로 등판했다. 세인트루이스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루키시즌이다. 가까스로 개막을 맞이했는데 일주일 만에 일정이 멈추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2)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한복판에서 빅리그 첫 해를 보내고 있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내부에서 최소 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광현은 이와 무관하다. 김광현 에이전트 김현수 브랜뉴스포츠 대표는 3일(한국시간) “김광현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검사 결과도 음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세인트루이스 구단 전체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앞으로 일정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밀워키와 원정시리즈에 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일 경기를 앞두고 세인트루이스 선수 두 명이 이틀 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곧바로 밀워키전이 취소됐고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전체는 밀워키 호텔에 격리됐다. 코로나19 재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광현 또한 호텔에 격리된 채 다음 일정을 기다리고 있다. 재검사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명 더 추가됐는데 전체 검사 결과는 오는 4일에 나올 전망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오는 5일부터 시작하는 디트로이트 원정시리즈 진행유무가 결정된다.

문제는 김광현의 경기 감각이다. 사실상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를 맡고 있는데 열흘 동안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선발투수였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으나 마무리투수는 선발투수와 준비 과정부터 180도 다르다. 등판일이 결정되지 않은 채 경기 상황에 맞춰 언제든 등판해야 한다. 즉 매일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김광현은 개막을 사흘 앞둔 지난달 22일 마이크 쉴트 감독으로부터 마무리투수 보직을 전달받았다. 선발투수 루틴으로 시즌을 준비했다가 갑작스럽게 마무리투수로 보직이 결정됐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부터 세이브 상황과 마주했고 천신만고 끝에 데뷔전 세이브를 달성했다. 공 19개를 던지는 동안 구위와 제구 모두 기복이 심했으나 어쨌든 팀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후 4경기 동안 세이브 상황이 나오지 않았고 밀워키 원정시리즈도 취소되며 강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나흘 동안 동안 호텔에 격리된 채 두 번째 세이브를 준비해아 하는 김광현이다.

경기 감각 외에 또다른 변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선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선발투수 마이클 마이콜라스를 대신해 다니엘 폰스 데 레온이 선발로 나섰는데 레온은 지난달 30일 미네소타전에서 3.2이닝 3실점으로 고전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감염자 중 선발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쉴트 감독은 불펜 필승조를 흔들지 않겠다고 했으나 어쨌든 선발진 두 자리를 메워야 한다. 개막 직전까지 선발진에 이름을 올렸던 김광현이 다시 로테이션에 포함될 확률도 낮지 않다.

혼란의 연속이다. 지난 2월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스프링캠프에 임할 당시만 해도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될 것 같았다. 그러나 3월 중순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을 집어삼켰고 김광현은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서 있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취소 후 주위의 귀국 권유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에 남아 개인훈련으로 기약없는 시즌 개막에 대비했다. 마침내 개막을 맞이했지만 보직 변경과 더불어 동료의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호텔격리까지 겪었다. 김광현이 마주한 격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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