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부동산 대출·주식·생계자금 겹쳐…은행 신용대출 두 달째 급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이 두 달 연속 급증세를 이어갔습니다.

주택 구매 수요가 어느 때보다 강한 가운데 정부 부동산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함께 주식 투자용 자금, 생계용 자금 마련 목적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 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7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20조1천992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6천760억 원(2.28%) 늘었습니다.

사상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급증세입니다.

이들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 증가 폭은 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됐던 3월에 전월(1조1천925억 원)의 두배인 2조2천40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4월에는 4천975억 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다시 5월 1조689억 원, 6월 2조8천374억 원으로 급증하는 모습입니다.

신용대출이 급증한 이유로 우선 거론되는 것은 부동산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나날이 치솟는 집값에 불안감을 느낀 '패닉 바잉'(공황 구매)이 가세하면서 주택 매매 시장이 달아올랐습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12%가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1.24%)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 등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주택 마련용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신용대출로 몰렸다는 관측입니다.

7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2조8천230억 원으로 전달보다 1조3천672억 원 늘었습니다.

6월 증가 폭(8천461억 원)보다는 크지만, 4조 원대 증가 폭을 보였던 올해 3·4월, 1조8천억 원이 늘었던 5월에 비하면 적은 수준입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주식시장도 강세를 보이면서 빚내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도 신용대출에 일정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47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작년 말 약 27조 원에 비해 약 70%가 늘었습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식으로 몰려간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결국 은행 예·적금을 깨거나 은행 빚 또는 증권사 빚(신용융자)에서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소득절벽'에 직면한 이들도 신용대출 급증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실업과 휴직 등으로 소득이 끊기거나 줄면서 은행 빚을 끌어와 생계자금으로 쓰는 상황에 몰린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대출 문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전성을 우려한 은행들이 속도 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은행마다 리스크 평가를 강화하고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선제 관리에 나섰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 더 깊은 인물 이야기 '그, 사람'
▶ SBS 뉴스, 네이버에서 편하게 받아보세요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