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김현미, 어느 아파트가 11% 올랐냐 물으면 대답 못해”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들이 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집값 상승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서울의 집값 상승분에 대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1% 올랐다”라고 한 발언에 대한 반박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지적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 장관의 답변과 달리 한국감정원의 다른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가격이 50% 이상 폭등한 것이 증명됐다”며 한국감정원이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아파트 3.3㎡(1평)당 평균 시세 비교 자료를 제시했다. 김 의원이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 시세는 2017년 5월 1731만원에서 2020년 7월 2678만원으로 957만원이 올랐다. 문 정부 출범 3년 만에 54.7%가 오른 셈이다.
평당 평균 시세가 가장 많은 금액이 오른 자치구는 강남구로 2017년 5월 3271만원에서 2020년 7월 4999만원으로 1728만원이 올랐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2692만원에서 4217만원으로 1525만원이 상승했다.
증가율로 보면 성동구의 아파트 시세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아파트의 평당 평균 시세는 2017년 5월 1853만원에서 2020년 7월 3354만원으로 81.0% 증가했다. 이어 같은 기간 동안 서대문구 70.1%(1333만원→2268만원), 종로구 66.9%(1760만원→2938만원), 동대문구 66.1%(1309만원→2174만원), 강동구 66.0%(1446만원→2400만원)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김 의원은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의 시세는 실거래사례 분석, 협력공인중개사의 자문, 기타 참고자료 활용 등을 통해 한국감정원이 직접 산정한 가격”이라며 “문재인정부는 1주택 실수요자나 청년·신혼부부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짓밟았고 주택소유자들에게는 세금 폭탄을 터뜨렸다”고 비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도 김 장관의 서울 집값 11% 상승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문 정부 3년(2017년 5월~2020년 5월 기준)간 서울 집값은 34%가 상승했다며 아파트 평균 상승률은 3억 1000만원이 올라 52%, 단독주택은 1억원이 올라 16%, 연립주택은 2000만원 올라 9%라고 설명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계획본부장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 집값이 지난 3년 동안 11% 올랐다면 1년에 3~4%씩 오른 건데 22번의 대책과, 오늘도 대책을 마련한다는 등 이럴 필요까지 없었을 것”이라며 “경실련은 그동안 쭉 근거를 제시하면서 발표를 하는데 김현미 장관은 어느 아파트가 11%가 올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김현미 장관이) 한국감정원 데이터를 봤다는데 그 감정원 데이터의 근거를 좀 보여 달라”며 “(한국감정원에 자료를 요청하면) 그거는 비밀이라고 못 준다고 한다. 그게 어떻게 비밀이 될 수 있는지 어느 아파트가 얼마 올랐는지를 조사한 것이 어떻게 기밀이 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 강남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뉴시스 |
앞서 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문 정부 들어 서울 집값 상승분에 대한 질문에 “감정원 통계로 11% 정도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장관으로서는 국민께서 느끼시는 체감과 다르더라도 국가가 공인한 통계를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해 3년간 서울 집값이 11% 상승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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