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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제주 해녀 고된 노동 견뎌내 강인" 고교생 과학적 연구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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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녕고 학생 3명, 제주과학전람회서 특상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고등학생들이 제주 해녀의 후천적인 신체 특징을 연구한 결과가 도내 과학전람회에서 최고상인 특상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해녀 연구한 남녕고 이혜연·김서연·서영상 학생(뒷줄 왼쪽부터)
[남녕고등학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녕고교 서영상·김서연·이혜연 학생(지도교사 이종문)은 '유전자 분석을 통한 제주 해녀와 일반 여성의 차이 고찰' 연구 결과를 통해 "해녀의 강인함은 선천적 유전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 노력(물질 노동)으로 강인해진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해녀 생활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 느끼게 됐다"며 소감을 말했다.

'물질'은 맨몸으로 자맥질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제주 해녀의 전통적 조업 방식을 일컫는 제주어다.

학생들은 제주 해녀 고유 특성을 도출하기 위해 경력 40년 이상 해녀 5명과 동일한 연령대(64∼72세) 주부 등 일반 여성 5명의 선천적 유전형과 후천적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제주 해녀와 대조군인 일반 여성에게서 구상 상피세포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했고, 별도로 설문 및 문진·문헌 조사를 진행해 후천적 변화를 파악했다.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 제주 해녀는 고혈압 증세가 많았고 일반 여성은 고지혈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했다.

또 철분 농도, 마그네슘 농도, 칼슘 농도 등 유전자 검사로 제주 해녀와 일반 여성의 산소 운반 능력과 근육 수축·이완 능력을 비교했다.

학생들은 "제주 해녀가 헤모글로빈으로 인한 체내 산소 운반능력이 우수하고 튼튼한 근골격계, 근육 수축·이완 활동에 적합한 신체적 구조를 가졌으나 해녀와 대조군 사이 지구력 및 운동 적합성을 나타내는 유전자 조사 결과에는 서로 유효한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해녀가 대조군과 별다른 유전적 특성이 없지만 해녀는 40년 이상 물질 노동으로 체내 산소 운반 능력이 우수해진 것이며 이는 해녀 생활의 고됨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학생들은 "이번 연구 조사대상 수가 많지 않아 제주 해녀의 후천적 노력과 지구력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보다 많은 조사 모집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종문 지도교사는 "제주 해녀가 점차 고령화하고 있어 제주 해녀 문화가 잘 보존되고 앞으로 해녀가 사라지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을 불러오는 차원에서 이번 연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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