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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배터리 직접 만든다” 테슬라·BMW 독자개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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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오는 9월 개최하는 기술 설명회 ‘배터리 데이(Battery Day)’에 대한 배터리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과 함께 개발 중인 ‘100만 마일 배터리(반영구 배터리)’를 포함해 신기술을 대거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테슬라가 배터리 자체개발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터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주요 부품인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단계를 넘어 독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배터리 시장을 석권한 한·중·일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비용을 절감하고, 다가올 공급난에 미리 대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아울러 각사 전기차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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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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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 독자개발’ 계획 다음달 발표 가능성 주목

테슬라는 원가 절감을 위해 수년 전부터 배터리 독자 개발을 추진해왔다. 현재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에 자체 배터리셀 생산라인을 운영 중인데, 관련 내용을 다음 달 ‘배터리 데이’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현재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네 번째 기가팩토리에서 내년부터 생산하는 전기차에 자체개발한 배터리를 탑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외르크 슈타인버그 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테슬라가 베를린 기가팩토리에서 배터리 자체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며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완전히 새로운 배터리란 현재 준비 중인 내재화 배터리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배터리 내재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I(006400)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독일 BMW는 지난해 LA오토쇼에서 "배터리 개발 기술을 내재화하고 BMW 전기차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BMW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배터리 연구소 ‘배터리 셀 역량 센터’에서 배터리 셀 연구에 돌입했으며, 2022년 가동을 목표로 독일 뭔헨 인근에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1만4000㎡ 규모의 파일럿 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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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문을 연 BMW 배터리 연구소 ‘배터리 셀 역량 센터’ 내부 모습 / BM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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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배터리셀 역량 센터’에서 개발한 생산 공정을 파일럿 공장에 곧바로 적용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품질과 성능, 비용을 최적화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폴크스바겐도 최근 중국 3위 배터리 제조사 궈쉬안 지분 26.5%를 인수하는 등 배터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스웨덴 배터리 셀 제조사 노스볼트에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합작사는 독일 잘츠기터에 16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이르면 2023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韓 배터리 상반기 약진…"R&D로 경쟁에 대응"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4.6%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선방했다. LG화학(051910)이 1위 자리를 지켰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노력이 당장은 영향이 없겠지만, 5~10년 뒤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업계는 배터리 수명과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시킬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한국 배터리 3사가 향후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하려면 시장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초 경쟁력을 배양하고 적절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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