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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태릉 골프장 1만 세대 건립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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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권역 등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포함된 육사 태릉골프장 부지는 총 83만㎡ 규모로 아파트 1만 세대 건립...오승록 노원구청장 대통령에 서한 보내...제안 주요 내용은 ‘저밀도 주택공급’, ‘태릉골프장 부지의 50% 노원 구민에 환원’, ‘획기적인 교통대책 수립’,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이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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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노원구(구청장 오승록)가 정부의 태릉 골프장 개발 계획과 관련, 고밀개발 문제점과 획기적 교통 대책 등을 담은 주민 의견을 담은 서한문을 대통령에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정부는 4일 육사 태릉골프장 부지 총 83만㎡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립한다고 밝혔다.공급물량은 장기 공공임대 50% 이상, 무주택자와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 50% 이하다.


이에 따라 오승록 구청장은 서한문을 통해 “노원구는 30여년 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의해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루어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아 주차난 가중, 교통체증 등 문제가 심각하다”며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온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은 평생의 소원이고, 서울에 사는 한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12년 넘게 걸리는 현실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님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고심 끝에 대통령님께 제안을 드린다”고 했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저밀도 주택공급이다.


고양시 창릉 신도시는 800만㎡ 부지에 주택 3만8000세대를 건립하는 것에 비해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세대를 건설할 경우 주택 단지가 매우 고밀화돼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 주택 비율은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적극 건의했다.


또 노원구 주민들에게 분양물량의 일정 부분을 우선 공급해 노원구민들도 주차 걱정없는 쾌적한 새 아파트에서 살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줄 것도 요청했다.


둘째,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노원 구민에 환원이다.


“태릉 골프장은 노원구에 있지만 구민들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지역이었다”면서 태릉 골프장 개발에 따른 부지의 50%를 일산의 호수공원, 분당의 중앙공원과 같이 공원으로 조성, 노원 구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셋째, 획기적인 교통대책이 먼저 수립이다.


태릉골프장 주변은 지금도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다. 인근 남양주 별내지구와 다산 신도시, 구리시 갈매지구까지 개발되면서 화랑대역과 태릉입구 사거리, 북부간선도로 등은 하루 종일 상습 교통정체 구간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가중되는 교통난으로 그 피해는 노원 구민에게 돌아가게 되니 “태릉골프장 주변의 도로망을 획기적으로 신설·확충하는 광역 교통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지하철 지선을 연결하거나 트램 운영 그리고 동북선 면목선 연장 등 세밀한 교통 대책 마련과 노원에서 강남까지 8분 이내 주파할 수 있는 GTX-C 노선의 조기착공과 수서에서 의정부까지의 KTX 연장은 물론 노원에서 강남까지 13분 이내에 주파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이다.


이번 대책에서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는 빠졌지만 많은 구민들은 결국 육사까지 아파트를 건립할거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 일대는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주 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AI 원천기술 등 융복합 생태계 구축으로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승록 구청장은“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녹지환경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감안해 구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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