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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공공재건축 '별로' 50층 아파트 '불가'…정부와 엇갈린 서울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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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부가 제시한 공공재건축 "애초 찬성 안한다는 입장"

50층 '아파트'도 불가하다는 설명…"35층 룰 여전히 유효"

현재 공공분양 제도 문제점 지적하며 지분적립형 분양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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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구축 아파트 단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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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정부가 4일 수도권 주택공급 주요 방안으로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을 제시했으나 정작 핵심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는 이에 대해 소극적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층수 규제 완화를 통한 '50층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서도 엇갈린 발언이 나오면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정부와 서울시의 엇박자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 공공재건축 별로 찬성하지 않아"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별도 브리핑을 열고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제외되지 않아 '민간이 참여할 수 있냐는 실무적인 의문이 있다"면서 "애초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공공재건축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해 사업을 함께 이끌어가는 새로운 형식의 정비사업이다. 용적률을 300~500%로 완화해 주택을 기존 가구수보다 2배 이상 공급하게 하고,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환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날 공공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러나 서울시 재건축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은 찬성하나 민간의 개입이 적절한 대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임대주택 등을 통해 재건축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공이 참여해서 민간 재건축을 주도하는 것은 사업 특성상 언밸러스 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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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이 주택공급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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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본부장은 정부가 추산한 5만 가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잡은 물량으로 서울시는 별도의 추산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의 추산 방식에 대해서도 "정부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 서울시는 아는 게 없다“고도 했다. 공공재건축 논의에 반대했고, 그 입안 과정에 깊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공공재건축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없다"고 짧게 답했다.

정부 50층 재건축 아파트 물건너가나…서울시 "복합 아닌 아파트 50층은 현재로선 불가능"

서울시는 정부의 공공재건축의 용적률, 층수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정부는 이날 “공공재건축 추진 시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 최대 500%와 50층 아파트 건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규정상 50층 아파트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높이에 대한 부분은 현재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일반 주거나 준주거나 모두 순수 주거용 아파트만 지으면 35층(까지만)"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준주거지역에서 지을 때는 비주거를 포함한 복합건축물인 경우에만 중심지 위계에 따라 40층 이상으로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도 "서울시 기본 입장처럼 주거지역은 35층, 준주거지역은 50층 이하 가능이라고 보면 된다"고 같은 취지로 말했다.


도시정비계획 입안이나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주거용 아파트는 35층까지"라고 확답한 이상 '재건축 50층 아파트'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의 5만 가구 목표 역시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5층 제한은 지난달 숨진 박원순 전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규제다. 서울시는 적어도 내년 4월 보궐 선거로 새 시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이 제한을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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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분적립형 공공분양 물량↑"3040 가구 내집 마련에 도움"

한편 서울시는 공공재건축 대신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상당한 분량을 지분적립형 설명에 할애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주택구입자금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입주 시 분양대금의 일정지분을 납부하고 장기간 거주하면서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주택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분양가의 40%를 내고 나머지 60%는 20년 또는 30년에 걸쳐 분납하는 방식이다. 60% 지분은 공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갖되 계약자가 납부한 분양대금만큼 점차 지분을 늘려가는 식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가 공급하는 공공분양 물량에 가능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8년까지 지분적립형 분양을 통해 1만7000가구까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서울시가 소유한 부지의 절반 이상은 지분 적립형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SH가 보유한 토지에서도 지분적립형 분양을 점차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분적립형주택의 경우 추첨제로 이뤄진다. 이 같은 결정은 3040가구가 배제되는 현재 공공분양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마곡지구 공공분양 59㎡ 당첨 받은 사람이 청약 납입금액이 2300만원으로 월 10만원씩 납입해서 20년 정도 세월이 필요하다"면서 "30대 중반은 그 금액이 될 수 없다. 납입액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당첨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설계한 지분적립형은 추첨제를 통해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 혜택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지분적립형은 자격 되는 사람의 경우 추첨제를 하도록 했다. 특별공급 70%, 일반공급 30%로 공급하는 형태다"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로또라는 평가를 받는 현재 방식과 달리 이 모델은 적은 자산규모와 낮은 청약가점, 대출규제로 다각도의 어려움에 직면한 3040세대의 내집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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