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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노원구민들, 文대통령에 '태릉골프장 개발' 관련 서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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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릉 800만㎡에 3만8000세대…태릉은 1/10 수준에 '1만가구' 폭탄

'육사 이전' 언급 없었지만, 이전 예상 분위기

태릉 일대 교통체증 문제, 더욱 심각해지나

아시아투데이

정부가 4일 발표한 ‘서울 권역 등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따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에 1만 세대 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인 가운데 노원구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태릉골프장 부지는 신규택지 중 가장 크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모습. /연합.



아시아투데이 김서경 기자 = 서울 노원구민들이 정부의 ‘태릉 골프장 개발 계획’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4일 노원구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서울 권역 등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주택 방안)에 대한 구민들의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번 주택 방안에는 총 83만㎡에 이르는 육군사관학교 태릉골프장 부지에 아파트 1만 세대를 건립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구는 30여년 전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에 의해 조성된 도시로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뤄져 우리나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고, 이로 인해 주차난 가중,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 다시 1만 세대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동안 많은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 온 노원구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 구청장은 그러면서도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은 평생의 소원이고, 서울에 사는 한 가구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12년 넘게 걸리는 현실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신규주택의 공급을 늘려야 하는 대통령님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고심 끝에 대통령께 제안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구청장과 구민들은 △저밀도 주택공급 △태릉골프장 부지 50% 주민 환원 △교통대책 선(先) 수립 △육사 이전 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산업 전초기지 조성 등을 제안했다.

먼저 구민들은 저밀도 주택공급을 요청했다. 이들은 고양 창릉 신도시의 경우 800만㎡ 부지에 주택 3만8000세대를 건립하지만, 태릉골프장은 창릉의 1/10 면적에 불과한데 1만 세대가 들어선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정부 발표에 따르면 태릉에는 미니신도시가 들어서는 모양이나, 집약적으로 지어져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인 노원구의 베드타운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임대 주택 비율을 30% 이하로 낮추고, 나머지는 민간 주도의 저밀도 고품격 주거단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원구민들에게 분양물량의 일정 부분을 우선 공급해줄 것을 건의했다.

두 번째는 태릉골프장 부지의 50%를 구민들에 환원해달라는 내용이다. 구는 태릉 골프장이 관내에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었다며 일산 호수공원, 분당 중앙공원 등처럼 주민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개발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획기적인 교통대책을 먼저 수립해줄 것을 촉구했다. 태릉골프장 인근인 화랑대역과 태릉입구 사거리, 북부간선도로는 교통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릉 일대는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와 다산 신도시, 구리시 갈매지구 개발에 따라 통행인구가 급격히 많아졌다.

구민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교통난이 가중돼 구민들이 피해를 떠안을 수 있다”며 “태릉골프장 주변의 도로망을 획기적으로 신설·확충하는 광역 교통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릉골프장까지 지하철 지선을 연결하거나 트램 운영 그리고 동북선 면목선 연장 등의 세밀한 교통 대책 마련과 노원에서 강남까지 8분 이내 주파할 수 있는 GTX-C 노선의 조기착공과 수서에서 의정부까지의 KTX 연장은 물론, 노원에서 강남까지 13분 이내에 주파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도 서둘러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육사를 이전할 시 이 일대를 빅데이터 및 AI 산업의 전초기지로 조성해야 한다고 봤다. 이번 대책에서 육사 이전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많은 이들이 육사 부지 전역에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민들이 “어쩔 수 없이 육사를 이전한다면, 이 일대는 아파트 건립보다 자족 기능을 높이는 직주 근접 산업이 들어와야 한다”고 전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빅데이터·AI 원천기술 등 융복합 생태계가 구축되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 구청장은 “태릉골프장 택지 개발이 강남북 균형발전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 녹지환경 인프라 등을 충분히 감안해 구민들에게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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