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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칼잡이 윤석열의 칼집에는 무엇이 들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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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8월 4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김보협 기자

노컷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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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김보협의 뉴스 사이다> 오늘 주제는?
= ‘칼잡이 윤석열의 칼집에는 무엇이 들어있나’이다. 검사들 스스로도 ‘칼잡이’라고 부르기도 하니 검찰총장을 대표 칼잡이라고 부른다고 욕보이는 거는 아닌 듯. 어제 윤 총장이 한달 정도의 침묵을 깨고 한 마디 했지. 신임검사들한테 한 얘기인데 반응을 보면 청중은 다른 듯. 미래통합당이 환호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이 한마디 한마디 분석하면서 이건 무슨 얘기이고 이건 무슨 얘기인 거 같다고 해석해 주고 있다. 신임검사가 아니라 자신을 야권의 대선주자로 여기는 국민들이 들어줬음 하는 거 같아.

- 어제 시사자키에서도 윤석열 총장 발언을 간단히 소개했는데 공식발언은 한달 만이지?
= 대략 그렇다. 윤 총장의 얘기는 고위공무원, 검사들을 총괄하는 총장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일반적인 이야기이나 정세와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것. 한달 전 시점으로 돌려보면, 검언유착 수사, 특히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 수사 둘러싸고 모양새 팍 구겼잖아. 자문단 소집하려고 했다가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 지휘를 부르고 그걸 받느니 마느니 검사장들 모아 회의한 뒤에 지휘란 하는 순간 발동한 거다 하면서 침묵 들어가. 가장 주목받을 만한 시점을 기다렸던 거 같다.

- 어떤 얘기?
=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듯한 표현까지 나와.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독재, 전체주의 어디서 많이 들어본 표현 아닌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한 보름 전인 지난달 21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일당 독재”,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 윤 총장이 현 정부를 직접 겨냥한 거는 아니지 않나?
= 직접 겨냥해 그랬다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되는 거지. 독재정권, 전제추의 정권에 부역하고 있는 거잖아. 그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언론들이 바로 그 얘기라고 해석을 해주니 효과는 같아. 부동산 관련법, 임대차보호3법, 그리고 오늘 부동산 세제 관련 법안 통과, 그리고 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입법 등 미래통합당이 반발하고 심의에도 들어오지 않아 범여권 속도감 있게 단독처리. 연상효과 있는 거지.

-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도?
=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윤 총장과 문재인 정부 갈등의 시작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재판 진행중인데 검찰의 구도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거 같아. 그밖에도 윤 총장 주변에서 권력형 비리 혐의가 있다고 보는 사안은 더 있어.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든가, 또 검언유착 사건의 소재로 등장한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주가조작 혐의라든가... 그 발언은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싸우겠다는 윤 총장의 다짐으로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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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총장이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이라고 한 대목도 심상찮게 들리던데
= 윤석열 총장은 예전부터 수사는 곧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고 얘기했어. “자기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는 것. 아주 정치적으로 올바른 얘기다.
최근 상황에 끼워 맞추면 서울중앙지검이 주도하는, 한동훈 검사장과 육탄전까지 벌인 검언유착 수사는 잘못됐다는 얘기도 들려. 요란하게 수사지휘한 추미애 법무장관도 잘못됐다는 거지.

- 그런 해석에 기반해 미래통합당은 쌍수들고 환영하는 느낌이 들지?
= 온통 환영 일색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늘 페이스북에 “윤 총장이 신임검사들에게 던진 메시지가 묵직하다”며 “전적으로 동의한다. 민주주의가 법의 지배라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성윤 서울지검장은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 윤 총장 발언이 알려진 뒤에 구두 논평을 내어 “윤 총장의 의지가 진심이 되려면 조국, 송철호, 윤미향, 라임, 옵티머스 등 살아있는 권력에 숨죽였던 수사를 다시 깨우고 되살려야 한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 칼잡이 윤석열의 칼집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물었잖아, 김보협 기자의 해석은?
=한 달 침묵 끝에 어떤 결심의 한 자락을 보여준 거 같아. 미래통합당에 변변한 대선주자가 없고,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처럼 보이는 윤석열에게 정권교체의 열망이 반영되어 있는 거잖아. 거기에 화답한 거지. ‘나 생각있다. 준비되어 있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법조계 안팎 얘기 들어보면, 윤 총장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보수언론 사주 비밀리에 만나고 다녔다고. 뉴스타파, 조선 방상훈 만났다는 사실 얼마 전 보도도 있어. 조선은 여러 사건 피의자이기도 하니 굉장히 부적절한 만남이지. 그래서 총장 이상의 꿈이 있는 거 같다는 말 파다하게 퍼지기도 했고.
아직 이른 얘기일 수도 있으나, 윤 총장 대선 생각 있다면 두 가지 경로 그릴 것. 하나는 문 정부에서 누가 보아도 더 견디기 힘들겠다고 탄압 받는 것. 또 하나는 성과 내는 것. 삼성 이재용 기소, 그리고 여권의 상징적 인물 기소해서 경제 권력과 정치 권력 굴하지 않는 칼잡이로서의 상징 가지고 새로운 길 열고 싶어할 것. 전자보다는 후자쪽을 염두에 두는 듯. 내 생각엔 임기는 내년 7월까지인데 채우지 못할 걸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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