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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강남 집값 잡으려 우리 지역 희생 안 돼" 여권에서도 터져나오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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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부가 발표한 ‘8·4 공급대책’을 두고 여권 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각종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수도권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지역구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책을 발표했다는 민주당 소속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서울 마포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 목소리를 듣고 기사를 통해서 알았다”며 “마포구청장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니 사전에 마포구청과 논의가 일절 없었다고 한다. (공급대책이) 마포구청장도 저도 아무것도 모른 채 발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암동은 이미 임대비율이 47%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주민들과 마포구청, 지역구 국회의원과 단 한마디 사전 협의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어디 있느냐. 이런 방식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정 의원은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면 그냥 따라오라는 이런 방식은 크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을 반대할 리 있겠느냐. 그러나 이런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주택정책과 현장의 주민들이 함께 승리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천 과천시장도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를 주택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발상은 과천시의 도시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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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지는 광장으로서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정부과천청사 부지 및 청사 유휴지에 또다시 4,000여 호의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과천시민과 과천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대통령님의 정책적 고려(개발제한구역 보전)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과천시민의 생활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 최악의 청사개발 방안”이라며 “저와 과천시민은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부지 및 청사 유휴지를 제외하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릉골프장이 있는 서울 노원구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태릉골프장 주변 유휴부지의 발굴과 확장을 통해 수도권을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충분한 인프라 구축 없이 또다시 1만 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정부 발표는 그동안 불편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온 노원구민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며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이고 인구밀도가 높아 주차난 가중, 교통체증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 태릉골프장 83만㎡에 1만 가구를 건설할 경우 매우 심각한 고밀도 주택단지가 되어 당초 목표인 집값 안정보다 노원구의 베드타운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앞서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 오전 공공참여형 재건축 도입과 공공재개발 활성화, 신규 택지 발굴 등을 통해서 2028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총 13만2,000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1만 가구), 과천청사 일대(4,000가구), 마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상암DMC 미매각 부지(2,000가구) 등 공공부지를 신규 택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혀 해당 지역구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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