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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00살 사는 '고래상어' 게놈 해석…노화 비밀 풀 힌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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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진이 세상에서 가장 큰 어류인 고래상어의 게놈을 해석했다. 인간의 노화와 진화에 관한 비밀을 풀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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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강원 삼척항 동방 4마일 해상에서 정치망 그물에 걸린 고래상어 [연합뉴스], 오른쪽은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옥토넛'에 나오는 고래상어[사진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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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는 5일 유니스트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가 하버드대학교, 서울대학교, 제주대학교, (주)클리노믹스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멸종위기 종인 고래상어의 유전체 정보(게놈)를 해독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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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산업기술센터(KOGIC) 박종화 교수. [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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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한국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제공한 고래상어 샘플로부터 완성한 고래상어 표준 게놈을 84개 생물의 전장 게놈(whole genome) 정보와 대조해 고래상어의 '인트론'의 길이가 다른 생물체에 비해 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트론은 유전자 중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지 않는 부분인데, 수명과 상관관계가 있는 기초대사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고래상어는 다른 생물체보다 염기서열이 반복되는 형태가 많았다. 무작위 서열이 아닌 규칙성이 있는 반복서열이 인트론 부위에서 많이 발견됐는데, 이는 인트론 부위가 또 다른 기능을 가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연구팀은 인트론의 새로운 기능 중 일부가 노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제1 저자인 박승구 UNIST 박사는 “고래상어 유전자에는 그 기능이 명확하지 않은 ‘CR-1’, ‘Penelope’와 같은 반복서열이 다른 생물 종들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많았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인트론의 기능 중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고래상어는 평균 길이 20m, 무게 42톤에 이르며 수명도 길다. 가장 오래 산 고래상어는 수명이 10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큰 생물체는 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명이 길다고 알려져 있으나 고래상어의 정확한 장수 원인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었다.

유니스트 연구진은 "고래상어 게놈에서 다른 종보다 더 긴 인트론을 가지는 것은 기초대사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인트론 총 길이가 긴 수명의 핵심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고래상어 진화 연구와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종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연구가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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